더 잘하고 싶은 마음과 마주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게 기억났다.

그렇지, 나 작가 승인받은 사람이었지. 브런치와 크라우드픽에서 글을 써도 되고 사진이나 그림을 올려도 된다고 승인을 받았고 그 사실에 무척 감사하고 기뻐했지만 그 뒤로 길을 많이 잃었었다.

뭘 올려야 될지 감이 잡히지 않고 중구난방으로 두서없이 대충 만들거나 아무렇게나 쓴 것들은 올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고 있었구나.

그냥 그때그때 만들어서 올리면 되고 사람들이 봐주던 날 아는 사람들이 실망하던 그냥 나는 올리는 사람이었던 거다.

내 안에서 작가와 크리에이터의 정의가 한 번 재정의됬었고 그 의미를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만도 못한 모양이었다.

나한테 작가는 단 한 줄이라도 자주 글을 쓰는 사람, 크리에이터는 뭐라도 곧잘 만들어내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거창하고 대단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더라도 결과물에 마음이 꺾일 것 같고 자신에게 실망하더라도 곧 털고 일어나 담담하게 꾸준히 해내는 사람이었다.

이제 브런치에도 글을 자주 올리기로 마음먹었다. 항상 멋지고 보기 좋은 글은 쓸 수 없겠지만 당연한 일이지만 그 사실을 마주하기 힘들어서 오랫동안 시간을 끌었던 것만 같다. 내 마음속에서 더 잘하고 싶다와 그나마 있던 구독자분들도 실망해서 우수수 떨어져 나갈 거란 좋지 않은 상념을 내게 꺼내 내밀지만 계속 곧잘 쓰지 않으면 결과는 같다고 나도 말해본다.

스스로의 못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끊임없이 실망해 가는 감각은 차마 눈 뜨고 봐주기 어려울 정도지? 그래도 그게 시작이야. 과정이기도 하고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끝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해, 안 그래?

수그러드는 내 마음과 어깨동무를 하면서 말을 건네는 상상을 하면서 생각했다. 이제부터는 같이 보자. 그러면 아주 조금은 나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