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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랴 Sep 19. 2023

감사함을 표했다

무언가를 고심하고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하지 하다가 아무리 해도 답이 안 나올 때면 그냥 그 문제를 놔두고 딴짓을 했다. 그리고 잊을만할라치면 우연히 답이 내려왔다. 이 경우는 답이 내려왔다는 표현이 정말 맞는 표현일 것이다.


나는 내 할 거 하면서 열심히 공부도 하고 자기 계발 영상이나 책을 읽고 글 쓰면서 살았다. 그러다 하루는 영상을 보다가 며칠 전에 고민했던 부분을 해결해 줄 만한 걸 우연히 알게 되었다. 가끔은 책을 읽다가도 한 구절에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길을 걷다가 밥을 먹다가도 영 상관도 없는데서 이거다 하고 누가 답을 던져주듯이 꽂힐 때가 많았는데, 그러면 나는 일단 내뱉고 본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체는 없다. 그렇게 중얼거리거나 사람이 있을 때는 속으로 내뱉는다.


왜냐면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내게 떨어진 답변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열심히 답을 구했던 내게 하늘이 준 선물이든 신이 가엾게 여겨서 가호를 내리셨든 아니면 운이 좋아져서 묻는 족족 며칠 내로 답이 답신이 적힌 편지가 도착한 느낌으로 내게 오는 거든 간에 내게 도착했다는 게 감사했고 내가 그걸 알아볼 눈과 감이 있다는 것도 감사했고 우주든 하늘이든 신이든 운이든 내게 뭔가를 주려고 노력하는 게 고마운 일이었다. 그리고 이게 설령 내 착각이라고 해도 긍정적으로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 아닌가. 그러한 이유로 주체를 알 수 없는 불특정한 어떤 기운에 나는 감사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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