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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랴 Aug 31. 2023

느끼는 그대로 적고 그리자

수정은 나중에 해도 된다. 순간마다 느꼈던 걸 그때그때 적어나가자.


글이 이상해져서 적다 보니 너무 누구나 알 것 같은 내용이라서 적다가 쭈글쭈글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있는 그대로 날 것 그대로 표현하는 감각을 잊고 만다.


못 적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도 어디선가 본 거 같은 내용이 만들어져도 글이 너무 이상해서 그나마 봐주던 분들이 실망해서 떠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냥 적는 거였다. 왜냐면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수정은 나중에 하고 싶어지면 하면 된다.


그래야 글이 매일 적고 싶어지지 않을까.

글을 쓰면서 즐거웠다. 너무 재밌었다. 있는 말 없는 말 마음속의 말을 다 적으면서 너무 즐거웠다. 그건 자꾸 멈칫하는 마음에서는 잘 다듬고 완성돼서 그럴듯한 걸 보이자는 마음에서는 나올 수가 없었다.



글을 적으면서 행복하고 즐거웠던 게 어떤 때였을까?


그림을 그리면서 제일 재밌고 만족스러웠던 건?


마음 가는 대로 바로 적고 바로 그려서 보여줄 때였다. 그때는 되는대로 많이 그리고 싶어 지고 많이 적고 싶어 졌었다.

곁에 있던 건 아마 부모님이었고 부모님은 정말 못 그린 그림과 글자를 잘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하지만 사실 좋은 말을 듣기를 기대했기보다는 내가 만든 걸 자신 있게 거침없이 바로 보여준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지 않았나? 그 당시의 천진난만했던 나였다면 만약 부모님이 못했다고 놀렸어도 “아니야! 잘했어!”하고 고개를 팩 돌리고 자신감 있게 말했을 거다. 속으로는 아무리 봐도 잘했는데 부모님 눈이 삐었다고 생각하면서.



그 대책 없는 뻔뻔함과 긍정적인 자신감에 혀를 내두룰 수밖에 없지만 솔직한 말로 그렇게 진심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게 부럽긴 하다.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잘 쓰고 잘 그리는데도 혼자서라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생각하기란 힘들었다.



그래도 계속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글을 적으면서 즐겁기를 바랐다. 그림을 그리면서 만족스럽기를 바랐다. 그래서 순간순간 느낀 것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느끼는 것들을 잡아서 놓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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