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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랴 Nov 29. 2023

잘 하지는 못하더라도 생각은 해두면 좋을 것 같아서

엄마가 생활지원사 일을 하고 계신다.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할머니께서 70대셨는데 잘 놀러 다니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씩씩하게 활동하시는 분이었다. 심정지였다. 아무 전조증상도 없었고 자녀분과는 아직은 연락이 안 되시는 것 같은데 마음이 같이 복잡했다. 엄마가 방금 또 전화가 와서 받아보시니까 심정지인 줄 알았는데 뇌출혈이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듣기로는 젊을 때는 안 그렇지만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살짝만 넘어져도 뼈가 바로 부러지고 덥고 추운데도 많이 영향을 받기 쉽다. 그리고 심정지나 뇌출혈은 초기 발견이 중요해 보이니까 대처 방법을 잘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사실 나도 대충 살펴보기만 하고 잘 알아보지는 않았는데 심폐소생술도 배워두고 응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의 매뉴얼도 열심히 찾아보면 좋겠다. 급할 때 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 골든타임을 놓칠 확률이 컸지만 평소에는 위험에 대한 대처를 회피하거나 외면할 때가 많았다.






귀찮았다고 생각하고 넘겼었지만 다른 이유로는 그런 상황이 생길 거라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깔려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배울 수 있으면 배워두고 아니면 인터넷으로라도 잘 찾아보기로 했다.






이전에 말로만 들었지만 그분은 그때 한창 젊으셨다. 안면이 있는 분이었는데 일하시다가 쓰러지셔서 그대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오래된 기억이라 대부분 흐릿하지만 확실하게 기억나는 건 과로사였다. 내가 밸런스를 맞추고 과하게 열심히 할 때마다 적당히 했다 싶으면 스스로에게 제재를 가하고 그만 들어가서 쉬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분은 내가 알기로는 좋은 회사에 다니시고 돈도 잘 버시고 좋은 아파트에 사셨다. 그때에 아내분도 젊으시고 아이들도 두 명이었는데 어렸다. 초등학생이었을 즈음이었으니까. 친절하시고 성격 좋으시고 성실하고 좋은 분이었던 것 같다. 얼굴도 생각이 안 나는데 아직도 그렇게 기억하고 있으니까.






너무 자신을 갈아 넣으면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게 나부터도 잘 안되지만 그냥 마음이 그렇다.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자주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잘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잘 잊을 때가 많아서 나도 기억할 겸 언급했다.




그리고 후회 많이 안 했으면 좋겠다. 후회를 안 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이미 잘 알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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