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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랴 Dec 19. 2023

브이로그를 왜 보는지 알겠다

브이로그를 왜 보는지 알겠다.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 딱 좋아서 그냥 볼 때 아무 스트레스받지 않고 좋았다.



멍 때리면 정말 좋았고 인테리어나 카페나 배경 좋은데 가시는 걸 보고 있으면 그냥 풍경 구경도 되고 이야기 재밌게 하거나 매력적인 분이나 그냥 담담하게 자기 할 거 하는 분 거 찾아보면 멍 때릴 때 머리를 쉬어주는 감각으로 가만히 풍경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고 가끔은 영상 안에 불특정다수의 사람을 구경하는 느낌으로 바라본다.



실제 사람이 앞에 있으면 멍하게 표정을 일도 신경 안 쓰고 벙하게 있거나 정색하고 있기가 힘들었다. 나는 그냥 아무 생각이 없는 건데 화가 났는지 사람이 생기가 없냐든지 수척하다든지 어디 아픈 거냐고 신경 쓰고 기웃기웃하는 게 느껴지기 때문에 은근히 얼굴 근육에 알게 모르게 신경 쓰게 되더라.



아, 내가 혼자 있는 게 편한 게 여기 있었구나. 나도 그게 눈에 안 보이거나 신경이 안 쓰이면 좋았겠다만 친할수록 그게 어렵다. 옛날에는 아무 일없이 정색하다가 방긋 웃고 정색하고 방긋 웃냐고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사실 그건 내 기본 표정이고 아무 생각 안 하고 쉬고 있는 표정이었는데 그러다 내 할 거 하다가도 재밌는 게 문득문득 떠오르면 웃는 거고 웃고 나면 기본 표정으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왜 신경 쓰고 그래, 하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멀쩡한 표정을 유지하는 건 생각보다 조금씩 대미지 먹을 때가 많아서 표정에 힘 빼고 있을 때가 진짜 좋다. 하지만 그러면 좀 사나워 보이거나 정말 차가워 보이는 것도 같다. 이전에 그런 말을 정말 많이 들었기 때문에 지금은 어떨지 잘 모르겠는데 딱히 시험해 보고 싶지는 않아서 아무튼 멍 때리는 건 최고다. 너 표정이 왜 그러냐고 하면 사실 아무 생각 없는데 일부러 귀찮아하는 제스처를 취하거나 멍 때린다는 식으로 말하면 대충 넘어가고 나도 이유를 생각 안 해도 돼서 좋았다. 아무렇지도 않고 일 없는데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나 생각해 보고 결론적으로 아무것도 아닐 때가 더 많아서 그런 걸 설명하는 거 귀찮다.



그리고 정말 무슨 일이 있다면 더 별로였다.


지금 마음도 안 추슬러져서 멘탈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인 거면 거기다 왜 그러냐고 하면 내가 왜 안 괜찮은지 이유를 다시 떠올려야 하고 말해도 상대가 이해가 될 때까지 긴 시간을 설명해야 하고 그럴 때가 정말 많았다. 그걸 다하고 나면 몇 배로 상태가 안 좋아지곤 했는데 그냥 아무 일 없다고 하고 말 안 하는 게 낫다는 걸 안 건 몇 번이나 겪고 나서였지. 힘든 일은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혼자가 편하다. 나만 힘들고 말면 되니까. 그래서 그냥 자주 멍 때린다. 그러고 있다 보면 조금은 알아서 회복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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