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릴랴 Dec 25. 2023

하나의 글을 세 플랫폼에 동시에 올리게 된 이유

원 소스 멀티 유즈는 한 가지 제품이나 개념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 개념을 안 지는 꽤 오래됐다. 실제로 하고 있으시는 분들도 많이 봤고. 그래서 내가 왜 안 했는지 이유를 생각해 봤거든?


지금 와서 생각을 해보니까 핑계야.



계속 더 좋은 새로운 소재가 안 나올까 봐 겁이 난다, 그랬다면 계속 새로운 소재를 찾을 생각은 왜 안 했던 거지? 출간할 수 없을까 봐 유료로 돌리거나 하는데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적었던 글 지우면 되었다. 정 그러기 싫으면 지금까지 글을 적은 경험이 있잖아, 그걸 기반으로 그냥 더 쓰면 돼.  



그렇게 한다면 아무리 적은 글이 많아도 콘텐츠의 희소성이나 가치가 떨어져서 해당 플랫폼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는다? 그렇더라도 매일 하나씩 올리면 인지도가 생길 거야. 적어도 구독자는 늘 거야. 그리고 사람이 어떻게 맨날 똑같은 것만 적냐? 하다 보면 새로운 것도 생성되기도 하고 합쳐져서 다른 결과물도 나오고 그러는 거지. 사람이 맨날 새로운 것만 할 수 없는 거랑 같은 거야. 맨날 같은 걸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브런치에서 크리에이터가 되려면, 내 기억에 왜곡이 없다면 일단 구독자가 대략 100명은 돼야 하는 조건 있더라. 나보다 잘 쓰는 사람들, 저렇게 노력하고 자주 글 올리는데 나는 매일 글을 쓰면서도 올리지 않는다? 심하게 말하면 노력을 안 한 거야. 내가 생각보다 겁도 많고 신중한 건 알아, 그래도 그냥 그건 노력 안 했던 거야.


내가 글을 하루에 3개, 4개 쓸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면, 그걸 다하고 다른 일을 할 여유가 있으면 그렇게 하고 할 수 있으면, 물론 좋았겠지. 하지만 다른 걸 챙기는 데에 여러 가지 에러 사항이 생긴다면 아직은 그럴 역량은 없다는 거야. 하나 있는 걸로 최대한 돌리는 게 맞다.



이제 적어도 올리지는 않더라도 하루에 그림 하나는 그릴 정도의 여유는 있어야 그림도 같이 그리지, 안 그래? 운동할 시간도 있어야 하고 체력이 있어야 계속 일을 돌릴 거 아냐. 머리나 마음을 쉬어주는 것도 당연히 있어야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맞는지 제대로 바로 보고 내려놓을 건 내려놓아야지. 물론 엄청 잘하고 싶었다는 걸 잘 안다, 지금도 마찬가지거든. 자신의 그런 마음도 조금 달래서 진정시키고.



이번에 날을 잡아 중간 점검을 해보니 즐기지를 못하고 하루에 적는 할당량에 급급해서 허덕이고 있었다.


평상시 일상적으로 하는 일을 즐겁게 해야 행복해지잖아?


오늘 쓴 글 있잖아. 쓰는 동안 나는 재밌었어?

오늘 쓴 소설 있잖아 다시 읽어봐도 그 내용이 재밌어서 그렇게 썼어?


오늘 그린 그림 그리면서 조금 해방감을 느꼈을까?


왜냐하면 더 쓰고 싶어서 더 쓰는 거지 할당량에 쫓겨서 허겁지겁 정신없이 쓰고 싶지는 않아서 가끔씩 되새기듯 물어봤다. 정말로 어떤지, 그런 건지 또 아닌지 아니라면 왜 아닌지, 내 상태를 가만히 집중해서 탐색해 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하거나 할 수 있는 만큼 빡빡하게 풀로 너무 꽉 채워놓으면 더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고 결과적으로는 더 뭔가를 시도하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고 보니까.


그래서 보통 나는 얻을 수 있는 이점이 하나일 때는 바로 나서서 직접 움직이기보다 이것저것 고려해 보고 리스크와 어려움을 고민하지만 시너지효과나 볼 수 있는 이득이 두 개만 넘어가면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끌고 가는 것 같다.


보통 그런 식으로 끌고 가면 얻을 수 있는 게 내가 예상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많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드디어 책을 내시는구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