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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마음을 적는 거였다

by 릴랴

작가가 뭘까. 읽어주시는 분들 하트를 눌러주시는 분들 댓글을 적어주시는 분들 한 분 한 분 감사한 분들이었다.

그분들이 있으니까 내가 작가 소리를 듣는 거야.
작가는 읽어주는 사람이 있는 거야. 설령 그게 한 명이고 자기 자신뿐이라도. 계속 글을 적는 사람인 거야. 책이 되지 못했던 무수한 글을 써 내려가다가 하나의 주제로 묶으면 그게 책이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해주는 거.

글을 마음대로 써봐도 괜찮아. 편협해도 치우쳐도 유치했거나 정말 못써도 괜찮아. 처음에 묵혀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일그러져서 상처와 치유되지 못하고 깔려있던 고름이 눈앞에 등장하고 말겠지. 눈뜨고 봐주기 힘들 수도 소름 끼치게 간담이 서늘해지기도 해. 그 순간들을 눈뜨고 봐줘. 내 모습을 부정하지 말아. 아무리 괴물 같아도 그걸 다 봐줄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이야. 왜 그렇게 된 건지 너는 알잖아? 다른 사람한테는 다 설명 못할 일을 알고 있는 건 나뿐이야.


바로 되지 않는 작업이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는 일이야. 그가 하고 싶었던 말과 감정이 끝나면 맑은 눈빛과 귀여운 울음소리가 들릴 거야. 그렇게 사라지는 건 아니고 앞으로 계속 함께 할 거야. 내가 뭘 하든 항상 도와줄 거야. 그리고 외롭지 않게 돼. 그리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기 시작하겠지. 이제 나는 나를 도와줄 거야. 왜냐면 우린 가장 서로를 이해하고 죽는 순간까지 함께 갈 친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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