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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리멀리 Nov 17. 2018

1- 볕

 손으로 쌓은 돌 박은 못은 도서관이 되었다.
볕이 좋다. 날도 좋고 너도 좋다.
벌레가 있지만 작아서 괜찮다.

송 선생님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문장을 이어간다. 가만 들으면 어딘지 감동적이다. 이따금 쓰는 낱말들이 우습기도 하다. 감동이랑 웃음 때문에 윗배가 흐물흐물해지는 기분이다.  


 조 선생님은 꼭 물풍선 같다. 크게 웃을 때도 있지만 자주 울음 머금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 마음이 너무 풍부해서 내 눈에도 울음이 맺히거나 덩달아 크게 웃을 때가 많이 있다.


 두 사람을 생각하고, 구리에 와 있을 택배들이랑 만날 사람들 생각을 하면서 여기 앉아있었다.


 볕이 좋으니 반려겨레가 옆에서 그림을 그려도 별로 안 심심했다.
나란히 앉아 나는 쓰고 얘는 그렸다.


-18.6.11. 첫 번째 길/양평, 개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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