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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풀림 Feb 27. 2024

진짜 미팅은 저녁 6시부터

낙관적 시선에 대하여

리더가 새로 부임하고 바뀐 풍경이 있다.

그건 바로 저녁 6시부터 일상화된 회의이다.


새로 온 리더분은 근무시간 내내 온보딩에 필요한 교육을 받고, 각종 중요한 회의에 끌려다니느냐 매우 분주하다.

그분의 결정을 토대로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나는, 상사의 빈 스케줄을 확인하기 바쁘다.

잠깐이라도 틈이 생기면, 바로 회의를 요청하고 짧은 시간 안에 브리핑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결국 전체 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의사 결정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리더는 이런 상황에서 대안을 제시했다.

"제가 저녁에는 시간 가능하니, 6시부터 미팅 잡아주세요."


사실 리더분은 초강력 야근러이다.

한창 때는 이틀에 한 번씩 잠을 자며 일을 할 정도로, 야근이 생활화되어 있는 분이었다.

야근에는 이골이 났다고 생각했던 나는, 감히 그림자도 밟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나에게 저녁 6시는, 각종 회의에서 드디어 해방되어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부터 '준비 시~~ 작!' 하고 밀린 이메일도 읽고 나의 업무를 해야 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가능한 시간에 어쩔 수 없이 맞출 수밖에 없었다.


보통 이렇게 6시부터 시작한 회의는, 밤 10시를 훌쩍 넘기고야 끝났다.

여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는데, 대략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리더에게는 모든 것이 생소하여 추가 설명이 필요

배경 지식과 기존 히스토리 공유

복잡한 문제의 결정체 (쉬운 해결책 따위는 없음)

리더의 의문사항에 대한 답변

참석자들의 이해관계 충돌


저녁을 시켜 먹으면서도 미팅은 계속 이어졌다. 정말로 '네버 스탑'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며칠 보내고 나니, 체력은 금방 방전되고 피로와 회의감이 몰려왔다.


'계속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아니,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뜬금없지만 나는 요즘의 상황을 겪으며,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의 이 말이 떠올랐다.


삶에는 낙관적인 시선이 가장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낙관이란, '내가 겪을 일에 대해 희망을 갖거나 잘될 것이라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낙관적인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앞으로 잘 될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통해 목표에 도달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더 높다고 한다.


그래서 나의 지금의 상황을 비관적인 시선이 아닌 낙관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보려고 한다.


[저녁 6시부터 회의를 하면 좋은 점 찾아보기]

주변 상황에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회의에 집중할 수 있다

긴 시간 동안 어려운 주제를 깊게 논의할 수 있다

리더의 생각과 방향성을 바로 옆에서 알아차릴 수 있다

저녁을 먹으며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친해질 수 있다

그날 결정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리더와 바로 결정할 수 있다


삶은 결국 나의 해석이다.

지금 상황이 힘들지라도, 여기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낙관의 시선을 갖고 싶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믿고 싶기에...


지금도 야근을 마치고 겨우 글 하나 올려본다.

아니지! 겨우 글 하나가 뭐야~~~~ 나는 오늘도 글을 통해 나만의 시선을 이렇게 기록해 본다.


#글루틴 #팀라이트


PS. 주의!!! 과다한 야근은 정신건강과 신체건강 모두에 굉장히 해롭습니다 (저도 그만하고 싶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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