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길을 잃지 않으려고 글을 쓴다

글쓰기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

by 수풀림

질풍노도의 직장인 사춘기를 다시 겪고 있다.

회사에 대한 반감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이 길이 나의 길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기만 한다.

나를 둘러싼 세상이 잿빛으로 보이는 기분. 부정의 필터를 쓰고 주위를 바라보니 스스로가 더 괴로워진다.

결국 내 안을 채웠던 열정이 사라지고 대신 번아웃이 찾아왔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더욱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의욕이 없는 상태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삶의 모든 원동력을 잃은 기분이었다.


다행인 건 이 상황에서도 글만은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글마저 안 쓴다면 '나'라는 존재 자체가 아예 사라져 버릴 것 같았다.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오롯이 나를 바라보게 된다. 내가 느낀 감정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에 집중할 수 있다. 나아가 앞으로 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성찰해 보게 된다.


글을 쓰며 나를 둘러싼 환경과 나에게 발생한 사건을 나만의 관점으로 다시 들여다본다.

당시에는 화가 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알게 되고 스스로 위로해 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쓰다 보니 감정이 변화하는 것도 느껴진다. 글을 쓰며 스스로 치유가 되어 묘하게 위로받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힘이 났다.




나는 왜 글을 쓸까 다시 생각해 본다.


사회적 가면을 벗고 오롯이 나 스스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

나도 모르게 숨겨 놓은 내 감정들을 들여다보며 위로하고 공감할 수 있다

마음의 치유가 일어나면서 의욕도 조금씩 다시 차오른다

글을 쓰는 동안 나의 객관화가 되며 관점의 이동이 일어난다

쓰다 보면 길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에게 글쓰기가 소중한 이유를 다시 깨닫는다.

나에게 글쓰기는 내 삶의 방향성에 대한 기록이다.



샛길로 빠져 영원히 미로 속을 못 빠져나올 것 같은 감정이 들 때에도 글쓰기는 나에게 한 줄기 빛이 돼주곤 했다. 네가 갈 곳은 저기라고 알려주는.

글쓰기를 함으로써 삶의 방향성을 조금씩 잡아갈 수 있다.



4월 한 달 동안 글쓰기 모임에 참석해, 강제성을 통한 글쓰기를 한 나 자신을 일단 칭찬해 본다.

힘든데도 잘 해냈다고 말이다. 나를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는 것 자체가 기특하다고 애정을 담아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깊은 우울감으로 오로지 나만 바라봤다는 점이다.

삶의 여유가 없어 다른 작가님들과 교류를 하지 못해 많이 아쉽다. 조금씩 나를 벗어나 다른 분들과의 교류를 통한 시야와 관점의 확장을 해보고 싶어 진다.

아참, 댓글에 답도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독자님들! (제정신상태가 말이 아니었어요)


오늘도 글쓰기! 예찬론을 펼치며 이 글을 마무리해본다.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오롯이 나를 만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