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더 잘하고 싶어 하는가
지난주부터 글루틴 13기를 시작해 매일 글을 쓰고, 참여하신 다른 작가님들과 서로의 글을 나누고 응원과 격려를 하며 지내고 있다.
글루틴에서는 하루의 글감이 주어지는데, 같은 글감이라도 자신만의 색채로 다양하게 표현하시는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며 감탄하곤 한다.
예를 들어 어제는 '가족'이라는 주제로 이상적인 가족, 가족의 의미, 언어 장벽, 동생의 선물 등 하나의 주제에서 각자가 가진 다양한 경험과 생각, 통찰력을 녹여 글로 써주셔서 신기했다. 때로는 감동과, 때로는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고, 그 주제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들어주시는 작가님들의 글을 보며 나도 많이 배우고 있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다른 작가님의 글에서 글감 얻고 나의 글로 표현하기이다.
나에게 울림을 주었던 글들이 많아 어떤 작가님의 어떤 글을 글감으로 쓸지 많이 고민하다가, 글루틴 시작날 쓰셨던 마더홍 작가님의 글이 떠올라 여러분들께도 소개해 드린다.
https://blog.naver.com/mother-hong/223282654131
나는 마더홍 작가님의 이 글을 읽고 인용해 주신 나태주 시인의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라는 시가 가장 나에게 와닿았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나태주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로 충분하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
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
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
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 나무라거나
힘들어하지 말자는 말이다
나는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셈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나 자신을 칭찬해 주고
보듬어 껴안아 줄 일이다
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하라
오늘의 일은 오늘로 충분하다
너, 너무도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감기에 걸려 잠시 쉬시며 그동안 당연시해 왔던 일상을 되돌아보고 진정으로 감사했다 고백하시는 작가님의 글 말미에 이 시가 있었는데, 읽으며 울컥했다.
나는 항상 더 잘하려고 애쓰는 사람이었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보일 때 바로 고치지 않으면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었다.
작은 성공은 성공이 아니라서 항상 스스로를 나무랐다.
왜 이 정도밖에 못하냐고...
이 세상에 견딜 수 없는 일들은 없다고 생각하며, 나 스스로 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까지 채찍질했다.
그리고 이렇게 살면서 힘들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더 잘하려고 애쓰고 살았는데 왜 힘들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잘하려고 애쓰다가 결국 나 자신이 무너졌을 때, 다시 나를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아! 너무 잘하려 애쓰는 것도 마음의 병이었구나...
자각을 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편해지면서도 다시 혼란스러웠다.
잘하지 않을 거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나는 잘하려고 애쓰지 않는 법을 잘 몰랐다.
물론 완벽주의 나의 성향 때문에 아직도 무언가 주어지면, 혹은 내가 찾아서 열심히 하곤 한다.
그렇지만 잘하려고 애쓰다가도 잠깐 멈춰 나에게 묻는다.
"나 지금 왜 이렇게 잘하려고 하는 거지?"
만약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그렇다는 대답이 속마음에서 들리면 다시 돌아본다.
만약 잘해야만 하는 내가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다면 그대로 열심히 해본다.
그리고 이전과 다르게, 열심히 하려는 내 마음을 알아봐 주고 결과에 상관없이 토닥여준다.
마더홍 작가님의 글처럼, 아파서 멈추어봐야 진정 내가 가진 모든 것들에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 같다.
오늘은 글을 더 잘 써보려 애쓰는 나의 경주마 같은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좋은 글을 써주신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며 글이 가진 힘의 감사함을 느끼는 하루를 보내야겠다.
#글루틴 #팀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