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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풀림 Dec 19. 2023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은가요?

나에게 돈의 가치란 무엇인가

나는 왜 돈을 벌며, 나에게 돈은 어떤 의미인가?



지난 글에서 언급한 친한 언니와의 연말 프로젝트-연말 질문 & 대답하기-의 지난주 질문 중의 하나는 바로 '당신에게 돈이란 무엇입니까'였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나의 돈 많은 고등학교 친구'라는 송희국 작가님의 책을 소개해주는 영상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아, 스스로와 친한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꼭 던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아직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아주 간략히 소개해 드리자면,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라는 베스트셀러를 출판한 송희국 작가님이 부자의 마인드에 대해 아주 쉽고 재미있게 소설의 형태로 쓰신 책이다.

퇴근길에 유튜브를 본 나는 집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남편에게 이 질문을 건넸다.

이 여자가 또 왜 그러지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남편은, 내가 계속 진지하게 질문을 건네니 어쩔 수없이 대답은 해주었다.

남편의 대답을 요약하자면 돈은 자신에게 '안정된 생활과 여유, 그리고 자유'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

어려서부터 힘든 가정 형편으로 돈이 없는 생활을 경험했던 남편은, 돈을 벌고 안정된 가정을 꾸리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인생의 목표라고 한다. 그리고 돈을 조금 더 많이 벌어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하고, 가족이 필요로 할 때 여유롭게 돈을 쓰며 경제적으로 자유롭고 싶다는 대답을 들려주었다.



같은 질문을 연말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친한 언니에게도 건넸다.

언니는 돈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과 고민 끝에, 지금 돈을 벌고 저축하는 가장 큰 목적은 '안정된 노후생활'을 대비하기 위함이 가장 크다고 대답했다.

노후를 편안하고 여유롭게 보내기 위한 최소 생활비를 지금 마련해 놓아야 미래에 대해 불안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아직은 노후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 돈을 더 벌고 저축하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그렇다면 다시 나에게 질문을 가져와 스스로 물어본다. 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

지금 글을 쓰며 생각해 보니 내가 돈을 버는 이유와 나의 돈의 가치에 대해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1. 독립된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힘

내가 처음으로 돈을 벌었을 때가 생각난다. 대학원 때까지 부모님께 용돈을 타서 아껴 쓰다가 회사에 입사해 직접 돈을 버니, 정말 좋아서 날아갈 것 같았다.

많은 월급은 아니었지만, 내가 직접 벌고 계획해서 원하는 대로 돈을 쓴다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몇 년 전 퇴사 후 백수생활을 경험하며, 매달 버는 돈이 없어지니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앞으로 평생 독립적으로 살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했다.

액수의 크기에 상관없이 내가 직접 벌어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있다는 것은, 나에게는 주체성과 마찬가지의 의미가 있었다.


2. 배움과 성장의 기회

사실 나는 화장품이나 사치품을 사는 돈은 아까워 거의 지갑을 열지 않지만, 보고 싶은 책을 사는 데는 한없이 너그럽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내복도 기워입히며 알뜰하고 검소하게 사셨지만, 내가 책을 사달라거나 학원을 보내달라 했을 때는 아낌없이 투자하셨던 집안의 분위기에서 기인한 것 같다.

나에게 돈의 가장 큰 가치 중에 하나는 내가 배우고 싶은 것에 투자할 수 있는 든든한 자원이라는 것이다.

남편이 이 글을 절대 읽을 일이 없어 고백하자면, 나는 월급으로 비자금을 만들어놓고 이 돈으로 연말마다 강의며 리츄얼을 한다고 나름 큰돈을 써왔다.

남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배움에 쓰는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고 어떻게 하면 돈을 조금 더 벌어 여기에 돈과 시간을 더 많이 쓸까 매번 궁리하게 된다.

나에게 돈은 배움을 통해 계속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좋은 연료이다.


3.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는 여유

회사에 다니고 그 돈으로 독립을 하는 것도 좋았지만, 더 좋았던 것은 내가 이 돈으로 그동안 못 냈던 데이트 비용을 내고 부모님께 작은 선물이라도 해드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의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아이가 원하는 미술용품을 사줄 수 있어 좋았고, 가끔 시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좋았다.

여기에 더 나아가, 예전부터 결심만 하고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는 있지만, 월급의 일부를 기부하며 돈을 정말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어 기쁘다.




나의 돈 많은 고등학교 친구 책 소개 동영상을 보고 사실 나는 많이 반성했다.

우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그동안 내가 돈을 정말 홀대하고 있었다는 사실.


돈이라고 하면 스크루지 같은 부자가 떠올랐고, 돈을 좇고 그것을 많이 벌기 위해 사는 것이 인생 목표가 되는 게 싫었다.

나도 모르게 여태껏 돈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나는 청렴결백하게 살아야지라는 은연중의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당장 구입해 돈에 대한 나의 편견을 바꾸려 꾸준히 읽고 있다.

어쩜 작가님이 어려운 투자나 부자 마인드를 이렇게 재미있게 쓰셨는지, 정말 술술 읽힌다. (꼭 읽어보세요!)

그리고 많이 깨달았다.

부자 마인드는 꼭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고.

돈에 대한 나의 개념 정의를 확실히 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돈을 제대로 사용/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부자라고.


무엇보다도 나는 지금 꾸준히 돈을 벌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돈을 잘 활용하고, 내가 가진 돈에 대한 태도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바꿔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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