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보안관 7
처음에는 그저 한 가게였습니다.
가게 앞에 핫핑크색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눈에 걸립니다.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습니다.
예쁩니다.
가까이 가보면 글자가 보입니다.
맛집. 그런 스티커인가 싶습니다.
그런데 그게 한 곳이 아닙니다.
다른 가게 앞에도 붙어 있습니다.
조금 더 가면 또 보입니다.
골목을 돌면 또 하나가 보입니다.
하나, 둘, 셋. 점점 늘어납니다.
어느 순간
그건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곳곳의 가게들 입구에 핑크 스티커가 하나씩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이 스티커의 정체 역시
박 사장네 회사의 것이었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맛집” 그 글자 아래로 박 사장네와 함께 한다는
문구가 보입니다.
그저 예쁜 스티커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왜 가게들마다 붙이기 시작한 걸까요.
배달대행업체에도 비수기가 있습니다.
가맹점 사장님들이 박 사장에게 하소연을 합니다.
“사장님 이러다가
정말 가게 접어야 할 것 같아요.”
“월세도 못 내겠어요.”
“이 동네는 장사하기가 진짜 힘든 것 같아요.”
그 말들은 그저 푸념이 아니라 버티고 있는 사람들의 마지막 목소리였습니다.
그리고 박 사장 또한 같았습니다.
가게 배달이 줄어들면 라이더들의 수입 역시
직격탄이기 때문에 그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습니다.
회사가 커지려면 이럴 때일수록 인력을 더 늘려야
다가올 성수기를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 사장은 또 한 번 어려운 길을 선택합니다.
지금 우리 인력에 맞는 가맹점 수.
가맹점을 당장 더 늘리면 회사 사정도 좋아지고 지금은 비수기라 라이더들 수입이 더 안정되겠죠.
그런데 더 늘리면 성수기 콜은 원활하지 않고 터집니다.
그 터짐은 단순 불편함이 아니라 라이더들 안전이 매우 위험해집니다.
더 이상 인력을 구하지 않기로 합니다.
그래야 라이더들이 제대로 된 보장된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회사를 키우기보다 사람을 지키기로 합니다.
그리고 동종업계보다 배달료를 낮춥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콜이 많으면 된다.
직원들은 그의 말에 동의를 합니다.
그 말은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버티는 방법이었고 함께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박 사장은 또 고민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을지.
그의 곁에서 아내가 함께 고민합니다.
가맹점이 잘돼야 가맹점도 살고 회사도 산다.
고민 끝에
그녀는 이번에도 결론을 내립니다.
배달대행 인스타를 만들고 그 안에서 동네맛집, 홀, 배달을 직접 홍보하기 시작합니다.
가맹점의 음식들을 하나하나 직접 먹어봅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이 가게의 시그니처는 이겁니다.”
“홀에서 드시는 게 더 좋지만 바쁘실 땐 배달로 드셔도 빠르게 따뜻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직접 사진을 찍고 자세한 설명을 적습니다.
그리고 핫핑크 맛집 스티커를 제작합니다.
반응이 올라온 인스타를 이용하여
핫핑크 챌린지를 시작합니다.
당첨상품, 이벤트, 등 을 활용하여 스티커 앞에서의 인증샷,핫핑크찾기,배달내역,등
사람들이 참여하기 시작합니다.
얼마 후,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핫핑크 챌린지는
핫핑크라서 핫했을까요.
정말 핫해집니다.
가게 사장님들께서 사진을 찍어 보내주십니다.
“인스타 보고 주문했어요.”
“맛있게 부탁해요.”
홀 손님들께서도 말합니다.
“인스타 보고 방문했습니다.”
그 한 문장이 가게에 다시 불을 켭니다.
그 변화는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자영업이 제일 힘든 이유.
배달 플랫폼 수수료.
그래서 그녀는 한 번 더 결단을 내립니다.
살리는 방법을 찾는 사람은, 결국 길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음식에 정성스러운 편지 스티커를 맞춤합니다.
“맛있게 드시고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착한 배달앱 이용 시 리뷰 이벤트, 할인, 쿠폰 등 가격 인상 없이
사장님들 가게 운영에 큰 힘이 됩니다.”
효과가 정말 나타납니다.
그 문장은 광고가 아니라 진심이었고 연결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전해집니다.
박 사장과 박 사장의 아내는
매일 연구를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함께 살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사람이 남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을지.
그렇게 조금씩 변화가 쌓이고 그 변화가 쌓여
하나의 결과가 됩니다.
그렇게 해서 핑크색 스티커가 가게들에
붙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 역시 눈에 띄는 행동이었습니다.
타 가맹점 업주들이 타 대행사에 항의를 합니다.
“왜 우리는
이런 거 안 해주냐고.”
그 순간
박 사장네는 또 한 번 눈엣가시가 됩니다.
그리고 함께 살자며 시작했던 핫핑크 챌린지는
오히려 박 사장네 가맹점이라는 것을 더 확실하게
드러내는 표시가 됩니다.
그걸 보고
영업이 들어옵니다.
“사장님, 배달대행사는 큰 데를 쓰셔야죠.”
“거기 곧 망합니다.”
사람을 모함하는 데에는 끝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들이 생깁니다.
그 말을 들은 가게 사장님들이
직접 단호하게 말합니다. 불쾌하다고.
“우리는 불편함 없습니다.”
“지금 만족하고 있습니다.”
“장사 접을 때까지 지금 대행사와 같이 할 겁니다.”
그 말은 선택이 아니라 확신이었습니다.
그리고 영업을 막습니다.
어떤 가게는 가게 앞에 영업 금지 문구를
붙이기도 합니다.
박 사장의 진심이 통했던 걸까요.
또 직원의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타 대행사 라이더들이 박사장네 라이더에게 배달료를 낮춘 것을 두고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돈 받고 왜 거기서 일하냐.”
“멍청한 거 아니냐.”
“이쪽으로 옮겨라.”
그 말을 들은
박사장네 라이더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루 종일 길거리에서 한 콜 기다리느니
나는 계속 달리는 게 낫다.”
그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박 사장은 타 업체들 사이에서 이상한 별명을 얻게 됩니다.
신흥 도라이 사이비 교주.
왜냐하면 라이더들도 가맹점 사장님들도
그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내리고 가게 홍보에 힘을 쓰고
직접 제작까지 박 사장은 늘 마이너스였습니다.
그래도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직접 콜을 타며 고민하고 버텨냈습니다.
그리고
참 뿌듯했습니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까지 움직이게 만들었을까요.
배달만 잘하면 되는 일.
그건 박 사장의 기준이 아니었나 봅니다.
사람을 남기려는 선택은
언제나 느리고, 손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끝까지 남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핑크는
결국 동네를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만든 색은 결국 사람에게 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