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보안관 9
어떤 이의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입니다. 4
그날도 그랬습니다.
아침이었고, 출근을 했죠.
일을 하고 있었고,
신나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4달라.”
기사들끼리 말을 하는
높은 단가의 그 콜을 잡았으니까요.
그날 하루가 조금은 괜찮아질 것 같았고,
조금은 여유가 생길 것 같았을 겁니다.
같은 동료 라이더에게
안전 운행하라고 인사도 건넵니다.
평소 흥이 많던 그였습니다.
기분 좋게 음식을 픽업해 탑박스 안에 넣고,
헬멧을 쓴 후 오토바이에 오릅니다.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합니다.
블루투스에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따라 부릅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일상이었고,
그에게도 그저 평범한 하루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
.
.
속도제한을 무시하고 무섭게 속도를 높인 차가
그를 그대로 받아버립니다.
오토바이는 날아가고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그도 차에 받혀
공중에서 회전하며
그대로 날아가 떨어졌습니다.
큰 사거리에서,
그렇게. 그는 아주 큰 사고를 맞이합니다.
동료 기사들은 사고 현장으로 향합니다.
회사 기사 톡방은 난리가 났고,
경찰이 왔습니다.
국과수에 의뢰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119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짧은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평생보다 길었습니다.
기사들은 그의 곁으로 갔습니다.
처참한 모습에 눈물을 훔치는 기사도 있었고,
차마 바라보지 못하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아무 말도 제대로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고를 낸 차량 운전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시끄럽게 보험회사와 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차 뽑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재수 없게 오토바이가
내 차에 받혀 날아갔다.”
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은 누군가의 삶보다
차가 더 중요하다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멱살을 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119가 도착했고, 그를 처치한 뒤
산소호흡기 등을 연결하고
엠블런스에 태워 외상센터로 달립니다.
그 시간 동안 누군가는 기도를 했고,
누군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는,
외상센터 소생실에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는
집에 얼마나 돌아가고 싶었을까요.
아내에게
“오늘 일찍 마치고 맛있는 거 먹자.”
그렇게 말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그날도 퇴근하려고 나왔습니다.
그는 그렇게 퇴근할 수 없었습니다.
퇴근하지 못한 하루는 그에게서 끝났고,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그날부터 계속 이어졌습니다.
동료들은 장례식장으로 향합니다.
장례식장에는 라이더들이 보낸 화환들과
수많은 화환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와
그의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차마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잔인한 현장을
직접 본 뒤였고,
이미
그의 너덜너덜해진 모습도
보고 온 터였습니다.
그저
마음이 꾹꾹 아파왔습니다.
말로 위로할 수 없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날이 그랬습니다.
빈소로 가 그의 영정사진 앞에 서서
예를 갖추고, 동료들과 테이블에 앉아
소주를 따릅니다.
여기에는 웃음이 없습니다.
공기는 무겁고, 그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울음소리만 가득합니다.
그리고 라이더 중 누군가가 말합니다.
“아… 진짜 아무리 조심해도 한순간이구나.”
“와… 너무 무섭다.”
“안타까워서 어떡하냐… 서른도 안 됐는데…”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데…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그들은 아침까지만 해도 같이 보던 동료였는데,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슬픔과 동시에 큰 두려움을 마주합니다.
트라우마가 됩니다.
오토바이가 무섭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서로를 보며
내일은 내가 되지 않을지
그런 불안감을 안고 서로 흐느낍니다.
살아남았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그 자리에 서야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소주를 마시며 말합니다.
“너무 무섭지만…”
“나 또 살려면 내일 또 올라야 돼.”
그 말은 용기가 아니라 현실이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사랑하던 동료 하나를
가슴에 묻고, 그가 사고 났던 그 자리를
다시 건너갑니다.
마지막
누군가는 그 길을 지나며
아무 일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그 길은
한 사람이 사라진 자리입니다.
그리고 그 길을 다시 건너는 사람들은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계속 버티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배달은 목적지가 있는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돌아오지 못하는 길도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 동네 보안관" 중 오늘도 함께 달립니다. 어떤 이의 이야기입니다. 2에 기록된 그녀의 남편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