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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린 Mar 31. 2022

새 일기장을 펼친다는 것은

성장의 공간


스무 살부터 써온 첫 일기장을 다 썼다. 그리고 문구점에 가서 두 번째 일기장을 오랜 시간을 들여 겨우 골랐다. 언니가 얼마 전 속초를 다녀와 내게 다이어리를 선물해서 그걸 새로운 마음으로 신년부터 쓸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산 다이어리에는 지금부터 올해의 마지막 날이 되기 전까지 다 빽빽하게 채워 넣을 예정이다. ​


뭔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건 참 가슴이 뛴다. 맨 처음 쓴 일기장의 첫 페이지를 넘길 때도 그랬다. 나의 이야기들로 써 내려갈 수많은 빈 페이지들. 어떤 희로애락으로 채워질까 기대하던 나날들이 일기장에 응축되어 있다. ​

나의 스무 살과 스물 하나가 담겨있는 곳.

작고 여렸던 내가 강인한 지금이 될 때까지의 수많은 모습들을 가장 객관적이게 펼쳐볼 수 있는 장소.​

나의 진솔한 마음들을 엿볼 수 있는 곳. 가장 솔직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드디어 두 번째 일기장을 펼치게 된 나.

두 번째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게 될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감히 기대할 수가 없다.​


그러나 확신할 수 있는 건 그 미래의 내가 어떤 모습이든, 어떻게 변화했든 간에 나를 사랑해줄 사람들이, 가족들이, 친구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나를 가장 사랑하고 있을 거라는 것. 어떤 실패에도 어떤 성공에도 괘념치 말고 나 다운 것을 잊어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의 색을 더욱더 빛낼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나의 이야기를 적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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