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유연성

by 이은주

14평 좁은 아파트에 취준생인 손자가 올라와 함께 살게 되자 뮤즈는 손자의 점심식사를 고민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뮤즈가, 그 다음에는 제우스가, 또 그 다음에는 손자가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뮤즈의 돌봄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 세 사람의 상을 차리게 되었다. 단 3시간의 돌봄시간 안에 뮤즈의 산책이 있고. 목욕이 있고 상차림과 설거지가 있고 그리고 음식물쓰레기 버리기와 방걸레질이 있다.

곧 79살이 되는 제우스가 병이라도 걸려 쓰러지면 이 가정은 어찌해 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진다. 일용직으로 나갔다가 포크레인에 손가락 두 개를 못 쓰게 된 제우스의 장애인 등급을 신청하기 위해 병원 예약을 했다. 장기요양보험의 경계에 있는 어르신들에게 적절한 음식과 통원 치료가 들어가면 가정에서의 생활이 가능하다. 요양보호사에게 돌봄을 받는 대상만 서비스를 받게 한다고 해도 사실 가정 안에 파견되어 보면 경계를 구분짓기 불가능할 때가 많다. 그렇다면 전문가인 요양보호사에게 어떤 안전보장을 해주어야할까.


첫째 임금이 안정되어야 한다. 갑작스러운 입원으로 일자리를 잃을 경우 실업급여에 대한 처우 개선.

1-1 병원 입퇴원 전후 대기시간 및 면접시 교통비 지급.


둘째 비전을 제시해야한다. 포상을 해야한다. 등급 심사에서 3등급이었던 뮤즈가 4등급이 되었다면 건강하게 돌보았다는 뜻이다. 휴가를 주거나 보너스를 주어야 한다.


셋째 선택할 수 있도록 결정권을 주어야 한다. 뮤즈의 파트너인 제우스의 상을 함께 차려드릴지 말지. 가족 건강을 도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뮤즈의 정신건강과 상호관계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요양보호사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도시락도 어르신들 입맛과는 거리가 멀다. 아무리 몸에 좋아도 안 드시는 음식이 있기 때문이다. 사전 식식재료 리스트에 동그라미를 쳐서 자신이 원하는 식재료를 받아 볼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다. 된장국에 넣을 냉이 한줌, 수육과 새우젓 조금, 귤 2개, 떡국 일인분, 야쿠르트 등등. 아이들 급식이 무상인 것처럼 노인연금 예산 안에 75살 이상 어르신 식재료 키트도 서비스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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