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와 눈길을 걸어 미용실에 왔다. 나뭇가지에서 눈이 소똥처럼 철퍼덕 떨어지는 통에 우리는 깔깔댔다. 뮤즈를 맞이하는 미용실 선생님은 눈이 오는데 오셨냐며 반겼다. 우리는 일주일 전부터 날을 잡았다고, 하루 종일 심심해서 미용실 오는 날을 기다렸노라고 웃으며 자리를 잡았다. 스카이블루로 칠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실내는 온통 사람을 예뻐보이게 하는 오렌지빛 조명으로 가득하다. 가습기와 전기난로 사이에 뮤즈가 앉아 머리를 싹둑싹둑 자르고 있고 나는 끈이 풀린 등산화를 고쳐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