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위한 돌봄

by 이은주

30여 분에 걸쳐 안전장치를 착용하고 점검한 뒤 줄에 매달린 V가 천천히 하늘로 떠오른다. 더 높이, 더 높이, 줄이 닿을 수 있는 끝까지 올라간 V가 하늘을 가르며 앞뒤로 크게 흔들린다. 허공에서 V는 또다시 “어어어!”를 외치며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한다. 땅 위에 선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들어 V를 올려다보며 박수를 보낸다.(나는 멜버른의 케어러 중에서)

가족단톡방에 지금 읽고 있는 책의 내용을 공유한다. 그리고 조카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나는 중증장애인이 하늘 그네를 타며 느꼈을 기쁨을 와상으로 누워있는 엄마에게도 느끼게 하고 싶어.
간식으로. 머랭이나 쵸콜릿을 입안에 넣어드리면 웃으셔..
갓김치를 물에 씻어서 드리면 예전에 건강했을 당시처럼 적극적으로 턱을 움직이며 씹으셔.."

"그러니까 너희들도 할머니에게 줄 기쁨을 하나씩 생각해 와야해.
아니면 내가 얻은 노하우를 실천해보고 학습하면 돼."

새로운 문명을 마주한 사람은 그것을 만방에 알리고 상상력이 국경을 넘게 할 의무가 있다.(나는 멜버른의 케어러 중에서)

현재 돌봄 상황을 홈캠으로 보면서 큰조카와 마이크로 대화했다. 수저로는 안 드시고 주사기로는 드시는 상황을 공유하고 남동생은 딸이 사왔다며 반찬 사진을 공유해왔다.
막내 조카는 지금 정명이를 일대일 케어하고 있다.
좋은 돌봄, 서로를 향한 돌봄이 잘 실현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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