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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고야RINGOYA Apr 09. 2024

#10 朝から夜まで仕事三昧(아침부터 밤까지 일의 연속)

임신 전이었어도 힘들었겠다

아기가 태어나기 직전까지 썼던 "일본에서 엄마가 되다" 시리즈를 다시 채워나가 보려고 한다.

1년 전의 일들을 어디까지 떠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순서도 뒤죽박죽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 아이가 커서 나와 남편, 아이 모두가 읽고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이 될 거라 믿는다.


-

임신 7개월 차, 2022년 3월의 이야기


3월 말부터 갑자기 일이 바빠졌다. 5월 말에 있는 큰 프로젝트 준비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매년 30명 정도 되는 프로젝트 멤버들을 이끌고 기획, 준비, 운영을 혼자서 도맡아 해왔는데 올해는 작년과 동일한 업무에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미션까지 주어졌다.

게다가 이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회사 sns 기획, 관리까지 맡고 있었기에 일하면서 이 말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다.



猫の手でも借りたい!
(고양이의 손이라도 빌리고 싶어!)


*일본에서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쁠 때 고양이의 손을 빌린다는 표현을 쓴다.


출산 휴가 전까지 내 몫을 다 하고 싶었고, 몸이 힘들긴 했지만 버틸 수 있었기에 막바지에는 12시 넘어서까지 일한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 같은 짓.





내 몸을 너무 과신했던 걸까?

갈수록 아랫배가 당기는 통증을 느끼는 날이 많아졌다.


그리고 결국...

切迫早産です。今すぐ会社休んでください。
(조산기가 있어요. 지금 당장 회사 쉬세요)



임신 8개월 차, 출산 휴가를 한 달도 안 남긴 상황에서 회사를 쉬게 되었다.
조산이라니. 솔직히 너무 무서웠다. 이제 진짜 일이고 뭐고 철저히 내 몸, 우리 아이만을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로젝트와 인수인계를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갑작스레 쉬게 되어 동료, 상사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결국은 프로젝트가 무사히 끝난 것을 보며

"뭐 그렇게 나 혼자 온 짐을 진 것처럼 무리해서 일했을까. 과도한 책임감을 부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약 한 달 동안 나는 의사 선생님의 권고대로 밥 먹고 화장실 가는 것 빼고는 침대 밖을 떠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가능한 적게 움직이고, 가능한 많이 누워 있는 것.

매일 같이 "지금은 아니야! 40주 꽉 채워서 나와야 돼"라고 뱃속의 아이에게 이야기했다.


배가 조금만 아파도 불안했고 계속 누워 있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뱃속의 아이의 힘찬 태동과 남편의 지극정성 케어 덕분에 외롭지 않게 버틸 수 있었다.


이런 마음, 노력이 통했던 걸까.

엄마 말을 너무 잘 듣는 아이였던 걸까.

결국 아이는 예정일을 한참 지나서야 세상 밖으로 나왔다^^;

(출산 얘기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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