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시간이 일러 아침 7시 전 집을 나선다. 달과 별을 보면서 출근하는 아침. 이제 정말 겨울이 왔는지, 집을 나설 때면 찬 바람에 몸이 으스스 떨린다. 춥고 졸려 눈에 보이는 많은 풍경을 그냥 흘려버리지만, 오늘 아침에 본 장면은 남겨두고 싶어 기록한다.
보통 크기의 여행용 캐리어를 든 어떤 아주머니가 교차로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지나며 보니 캐리어에는, '김밥'이라고 쓴 글씨가 에이포 종이가 붙어있었다. 아주머니는 미동도 하지 않고, 오가는 사람들을 향해 김밥 좀 사시라는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서있기만 했다. 이렇게나 춥고 바람이 많이 부는데, 아주머니는 언제부터 나와 서있었던 걸까 생각하며 사무실로 서둘러 들어갔다. 하필 점심때 김밥을 먹게 되는 바람에 잊을 뻔한 아침의 풍경이 다시 떠올랐고, 이미 길게 줄이 늘어선 가게에 줄을 서는 대신, 아주머니의 김밥 한 줄 사드렸으면 좋았을걸 싶었다. 아주머니가 김밥을 팔아보겠다고 나온 첫날일지도 모르는데. 내가 첫 손님일 수도 있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