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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반지 Sep 15. 2016

크림빵엔 빗물이 제격

2016년 5월 3일



봄겨울가을겨울인가. 5월로 접어들자마자 무서운 폭우가 쏟아진다. 어제는 포기했지만, 오늘은 결국 폭풍우를 뚫고 크림빵을 사러 가다가 우산이 홀랑 뒤집어졌다. 값비싼 일제 우산인데! 한손에는 엉거주춤 우산을, 한손에는 크림빵을 들고 빗속을 헤치며 먹었다. 꼭 그래야 했냐고 물으면 지금에야 그럴 필요 없다고 이야기 하겠지만, 그 순간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게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이가 몇살인데 길가에서 얼굴에 크림까지 줄줄 묻히면서 크림빵을 뜯었겠나. 


집으로 돌아오는 늦은밤, 비가 한풀 꺾이고 하늘에는 길 잃은 빨랫줄이 펄럭인다. 동아줄일까. 옛날 옛적 동화에서 호랑이가 썩은 동아줄을 잡았다 떨어져 수수밭을 붉게 물들였다 하지 않았던가? 바람에 풀썩이는 가느다란 동아줄을 문득 잡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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