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향하는 전철 안,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것 같은)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거리에 낙엽이 쌓이는 걸 보면 올가을도 이렇게 가는구나 싶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고 집으로 가는 길이라도 편안하시길 바랍니다. 공기가 많이 쌀쌀하네요. 그럼 남은 하루도 편히 보내세요.
다정함이 묻어나는 목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다 잠깐, 혹시 삼 년 전 그분인가 싶어 핸드폰 메모를 뒤적였다. 그날은 구월이 막 시작된 날이었고, 여지없이 전철에 몸을 실은 나는 계절의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는 말이, 출입문을 진짜 닫겠다는 말이 좋아서 잊을세라 받아 적었다. 지금 내 옆에는 안내방송보다 더 큰 목소리로 씨발 좆같네를 무한 반복하는 남자가 앉아있지만, 인생이란 원래 이런 것이려니 씁쓸해하기보다는 계절을 살피고 하루의 안부를 묻는 다정함 쪽으로 좀 더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