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

by 어진아빠
maxresdefault.jpg 출처 : KBS 영웅의 귀환



253전 253승

끝까지 동료와 함께 한다.


북한군의 남침으로 한국 전쟁이 발발하자 유엔은 신속하게 유엔군 파병을 결정합니다. 이때 16개국에서 전투병을 파병하는데, 그 중 아프리카에서 참전한 나라는 에티오피아가 유일했습니다. 사실 에티오피아는 1935년 이탈리아로부터 침략을 당했을 때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나라를 빼앗긴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황실 근위병 소속의 최정예병을 파병하게 되는데, 이 부대의 이름이 ‘초전박살’ 또는 ‘혼돈에서 질서를 확립한다’는 의미의 강뉴부대(Kagnew Battalion)입니다.

한국 전쟁에서 에티오피아군은 253전 253승이라는 놀라운 전과를 올리게 됩니다. 게다가 1953년 7월 종전 때까지 한국전쟁에 6천37명을 파병했는데 참전 기간 동안 124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했으나 포로는 한 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동료가 포로로 잡혀가면 끝까지 추적해 동료를 구해냈고, 전사한 동료를 버리지 않고 시신을 끝까지 수습해 전원 본국으로 송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산 유엔군 묘역에 에티오피아군 병사의 무덤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에티오피아 군인들은 월급 일부를 모아 동두천에 ‘보화원’이라는 고아원을 설립해 전쟁 고아들을 보살피기도 했습니다.




맨발의 아베베

1960년 로마 올림픽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하는 맨발의 아베베

당시 파병 군인 중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흑인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1960년 로마 올림픽,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마라톤 2연패를 이루었던 아베베(Abebe Bikila, 1932-1973) 선수입니다. 그가 로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많은 에티오피아 국민들은 이탈리아 무솔리니에 의해 25년간이나 강제 점령당한 치욕을 아베베가 설욕했다며 기뻐했습니다. 서방 언론 역시 “에티오피아를 점령하기 위해서 막대한 이탈리아군이 필요했지만, 로마를 점령하는 데는 단 한 명의 에티오피아 군인(아베베는 당시 군인신분)으로 가능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당시 독일 아디다스사에서 에티오피아 선수들에게 신발 및 운동복을 후원하였는데, 아베베는 부상 선수 대체요원으로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하는 바람에 맞는 신발이 없어 42.195km를 맨발로 뛰었다고 합니다. 그가 ‘맨발의 아베베’로 불린 이유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에티오피아에서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 공산주의 정권이 수립되면서 전쟁영웅으로 칭송받던 참전용사들은 북한군과 싸웠다는 이유로 핍박받게 됩니다. 더욱이 기근 등으로 경제 상황이 나빠져 세계 최빈국 중 하나가 되면서 참전용사들의 생활은 더욱 비참해졌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국은 2000년대부터 에티오피아에 본격적으로 후원의 손길을 펼쳤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기업과 각종 NGO 등이 나서 참전용사들과 후손들을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하게 됩니다. 이 외에 복지와 의료, 교육 분야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코로나가 터진 이후에는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와 마스크 등 인도적 지원물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에티오피아 뿐만 아니라 유엔 22개 참전국(의료지원국 포함) 용사들과 가족들을 예우하고자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통 자국의 제대 군인들에 대한 보훈 제도는 있어도 타국의 참전 군인에게 관심을 갖고 예우하면서 보은(報恩)하는 경우는 유례가 없다고 합니다.


11월 11일은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




11월 11일은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입니다. 한국 전쟁 당시 종군기자였던 빈센트 커트니가 한국전쟁에 참전하였던 전사자들을 위한 묵념 및 추모 행사를 제안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날의 또 다른 이름은 ‘Turn Toward Busan(부산을 향하여)’이라는 이름입니다. 매년 11월 11일 11시(현지 시각)에 일제히 부산 유엔기념공원(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엔군 묘지가 있음)을 향해 현지 시각에 맞춰 묵념(1분 간)한다고 합니다. 오늘 하루 아이들은 빼빼로 주고 받느라 정신 없는 하루(빼빼로 데이)일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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