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여행을 갔을 때 작은 호텔을 예약했다. 위치가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예약한 곳이라 숙소의 질을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호텔은 작지만 컨디션이 좋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무엇보다 조식이 너무 맛있었다.
조식은 전날 조식신청 리스트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체크하면 그대로 방으로 가져다준다. 빵은 겉이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따듯하고 커피도 고소하고 맛있다. 별 특이할 것 없는 모양새인데 맛이 너무 좋다. 어디서 빵을 사 온 것인지 묻고 싶을 정도이다. 로마에 머무는 동안 매일 아침마다 커피와 빵을 먹었다. 다른 음식도 있었는데 워낙 빵순이라서 빵을 계속 신청했다.
하루는 에스프레소를 신청했는데 에스프레소가 인생 에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맛있었다. 평범한 조식 에소가 이렇게 맛있다니 로마의 커피는 도대체 얼마나 맛있는 거야라며 감탄을 했다. 조식에서 남은 빵을 봉지에 넣어서 가지고 다니면서 배고플 때마다 틈틈이 먹었다.
친구도 에스프레소 맛이 맘에 들었는지 다음 날에는 나와 같은 에스프레소를 시켰다. 상큼한 것이 먹고 싶어서 과일도 시켰다. 아삭아삭하고 과즙이 배어 나왔다. 과일은 추가 금액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침 일찍 방으로 배달되는 조식 덕분에 여행을 항상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이 호텔에 관해서는 조식 말고는 별다른 기억이 없음에도 조식이 너무 맛있었어서 다시 로마 여행을 간다면 이 호텔에 또 묵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