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심이의 편지들
편지 쓰는 게 좋아서 우체부 아저씨가 되고 싶다던 심이는 여전히 열심히 편지를 쓴다. 최근 3일 동안 쓴 3개의 편지. 아이가 쓴 편지에서 따뜻한 마음과 진심을 읽을 때, 행복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절대 잊히지 않을 ‘매지컬 모먼트(Magical Moment)’가 있다면 아마 그런 때가 아닐까.
일주일에 매주 한 번 토요일, 한글학교에 가는 심이가 일찍 일어나 편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이제 다음 주면 마지막 수업이라 담임 선생님께 편지를 드려야 한다나. 총 15번의 수업 중 격리 때문에 처음 2주를 빠졌고, 원래 다니는 학교가 코로나로 인해 부족해진 수업 일수를 토요일 정규 수업으로 보충하면서 3번 더 빠졌다. 그러니, 지금 담임 선생님은 마주친 적이 10번도 안되는데 저렇게 새벽같이 일어나 편지를 쓰다니… 솔직히 좀 놀랐다. 이번 담임 선생님이 유난히 열정적이고 따뜻한 것 같다고, 막연히 느꼈는데 아이도 똑같이 느꼈던 것 같다.
‘선생님이랑 있는 게 좋았어요’라는 아이의 문장이 진짜라는 걸 알았다. 사람의 마음과 진심은 역시 통하는구나.
두 번째 편지는 우리에게 도착했다.
‘매일 노력하는 부모님께’라고 시작하는 이 편지에도 잊을 수 없는 질문이 있었다.
‘노력하느라 힘들진 않았나요?’
8살 아이가 우리에게 던진 이 질문이 늘 노력하는 우리를 다독여 준다.
제일 압권은 아빠에게 쓴 편지였다. ‘아빠 일하느라 힘들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아빠는 체력이 되게 좋아’라는 칭찬과 ‘우린 원심 패밀리야, 뭐든지 이겨낼 수 있어!’라는 용기, ‘부탁 있거나 힘들면 제발 나에게 말해! 내가 언제든 고쳐줄 수 있어’의 허세로 정점을 찍으며 우리를 빵 터지게 했는데 마지막 문장에 이르러서는 눈물이 핑 돌았다.
아빠 심장에는 진짜 행복이 있어!
맞아, 우리의 심장에는 진짜 행복이 있어. 진짜 행복은 다른 이의 머리나 시선 속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의 품 안에,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빛에, 그리고 너의 심장 속에.
밤 10시에는 이 대사를 해야 하도록 입력된 로봇들처럼 우리의 밤은 늘 이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엄마 딸이라 고마워, 나의 엄마라 고마워. 이제 꿈꾸지 말고 푹 자자.
#베이징라이프 #원심패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