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심장에 진짜 행복이 있어
아이 여름 방학 위시리스트 중 하나는 퇴근 시간에 맞춰 아빠 회사 앞으로 놀러 가기. 나는 점심 시간을 이용해 종종 하던 일이었지만, 심이는 평일에 아빠 회사 근처로 놀러 가 본 적이 없었다. 아이에게 아빠의 회사란 애증의 대상인데, 장기 출장이나 끝장 야근을 하는 아빠를 보며 심각하게 "회사는 대체 누가 만든 거야?"라고 시니컬하게 묻다가도, 달리는 차 안에서 아빠 회사를 목격하면 친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워한다.
아빠 회사 근처인 량마허(亮马河)와 베이징에서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쇼핑몰인 솔라나(蓝色港湾)까지는 강변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산책하기 좋다. 퇴근한 아빠와 함께 량마허 산책길을 따라 솔라나까지 간 뒤 강변에서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며 다시 돌아오는 것을 오늘의 코스로 정했다.
솔라나 강변에는 강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가게들이 몇 개 있는데 저녁 노을과 함께 한다면 꽤 낭만적이다. 중국이 아니라 유럽 언저리에 와 있는 느낌이랄까.
솔라나 도착
심이가 찜해 놓은 솔라나 강변에 있는 여러 개의 식당 중 하나인 兰堂Grand Bazzar. (태국음식)
하지만 문제에 봉착했으니... 심이가 찜해 놓은 강변 위 자리는 아이들은 출입 불가란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나. 아쉽지만 강가 옆자리로 착석.
편지 쓰는 게 좋아서 우체부 아저씨가 되고 싶다던 심이는 여전히 열심히 편지를 쓴다. 아이에게 제일 많은 편지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다름 아닌 남편과 나다. 아이가 쓴 편지에서 따뜻한 마음과 진심을 읽을 때, 행복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절대 잊히지 않을 ‘매지컬 모먼트’가 있다면 아마 그런 때가 아닐까.
여덟 살 아이가 아빠에게 쓴 편지에는 삶의 모든 것을 담고 있었다. ‘아빠 일하느라 힘들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아빠는 체력이 되게 좋아’라는 칭찬과 ‘우린 원심 패밀리야, 뭐든지 이겨낼 수 있어!’라는 용기, ‘부탁 있거나 힘들면 제발 나에게 말해! 내가 언제든 고쳐줄 수 있어’의 허세로 정점을 찍으며 우리를 빵 터지게 했는데 마지막 문장에 이르러서는 눈물이 핑 돌았다.
아빠 심장에는 진짜 행복이 있어!
맞아, 우리의 심장에는 진짜 행복이 있어. 진짜 행복은 다른 이의 머리나 시선 속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의 품 안에,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빛에, 그리고 너의 심장 속에.
8살 아이는 이렇게 늘 내게 인생을 가르쳐준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나를 키운다. 아니 우리는 같이 걸으며 이렇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밤 10시에는 이 대사를 해야 하도록 입력된 로봇들처럼 우리의 밤은 늘 이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엄마 딸이라 고마워, 나의 엄마라 고마워. 이제 꿈꾸지 말고 푹 자자.
이곳에서 놓치지 않아야 할 행복들
1. 솔라나 강변에 있는 여러 개의 식당 야외 테라스에서 강 보며 디너 타임
2. 량마허 야경 구경
3. 배 모양의 술집 baccarat에서 술 한 잔
베이징_도시산책
도시를 산책하며 마음을 산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