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루이 Jun 09. 2022

'잘' 살고 '잘' 쓰는 방법

유감없이 충분하게 

한 때 어떻게 할까?라는 모든 물음에 농담처럼 '잘'이라는 한 단어로 대답하곤 했다.


-어떻게 해? 잘.

-어떻게 써? 잘.

-어떻게 만들어? 잘.


-그래, 잘하면 되는데. 어떻게 잘?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잘해야 하지? 아니 무엇보다 어떤게 '잘'이지? 김유진 작가의 <나를 가장 나답게>는 그 해답을 알려줬다. '잘'이라는 말은 국어 사전에 열 개가 넘는 뜻으로 풀이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옳고 바르게', '좋고 훌륭하게'라는 뜻으로만 사용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읽고 쓰는 일 앞에 ‘잘’이란 말이 붙고 난 뒤부터 나는 그것을 도저히 떼어낼 수가 없었다. 도무지 떼어낼 수가 없었다. ‘잘’의 이전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지 못했다. ‘잘’이라는 말이 필요 없을 만큼 그것에 의지하던 상처투성이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그때 느낀 간절함만은 다시금 느껴보고 싶다. 231p


‘잘’이라는 말은 국어사전에 열 개가 넘는 뜻으로 풀이되어 있다.


옳고 바르게.

좋고 훌륭하게.

익숙하고 능란하게.

자세하고 정확하게.

아주 적절하게.

아무 탈 없이 편하고 순조롭게.

버릇으로 자주.

유감없이 충분하게.

아주 만족스럽게.

예사롭거나 쉽게.

기능 면에서 아주 만족스럽게.

친절하게 성의껏.

아름답고 예쁘고.

충분하고 넉넉하게.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잘 읽고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것을 잘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던 시절에도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나만의 ‘잘’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나는 정작 읽고 쓰는 무대에 올랐을 때 지레 겁먹고 그곳을 빠져나오기에 바빴다. 아마도 내 머릿속에는 ‘좋고 훌륭하게’라는 뜻만 있었던 것 같다. …


그러나 이제는 ‘잘’의 의미를 바꿀 때가 온 듯하다. 떼어낼 수 없다면 다른 의미를 붙이는 수밖에. 그래서 ‘잘이라는 말에 새로운 의미를 붙이기로 했다.


유감없이 충분하게.


나는 여전히 잘 읽고 잘 쓰고 싶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유감없이 충분하게. 그렇게 나만의 무엇을 만들어가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당신만의 무엇을 만들어 가시기를……. 나를 가장, 나답게. 234p


유레카! 유감없이 충분하게.


나는 '잘' 쓰고, '잘' 사랑하고, '잘' 살고 싶다.

나답게, 하루 하루 유감없이 충분하게.

@부산









매거진의 이전글 착한 딸 말고 너답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