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뒤늦게 박원의 <끝까지 갈래요>라는 노래에 빠져있다.
안녕, 같이 갈 사람을 찾아요. 적어도 나 살아온 만큼을 가야 해요. 꽤 멀어요.
라는 가사로 시작해서
당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해갈게요. 나와 끝까지 갈래요
라는 가사로 마무리되는 노래.
꽤 멀어요,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좋다.
꽤 머니까, 꽤 힘들 테지, 꽤 실망할 거고, 꽤 화도 나겠지. 그래도 같이 갈래?
뭐 그런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표현 같아서.
모진 세상에 누군가와 끝까지 함께 간다는 것.
참으로 멋지고, 모험심 넘치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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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나는 당신이라는 사람이 좋다.
당신이 가진 삶을 대하는 성실한 태도
(그래서 야근을 그렇게 밥 먹듯이),
과하지 않은 욕심
(그래서 집을 살 타이밍을 놓쳤대도),
반듯한 생각들
(육아가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는 그런 종류)이 좋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자연스러운 발걸음,
여행이라는 인생에서 무수히 길을 잃어도,
결코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그저 새로운 풍경을 만나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는
우릴 지탱해주는 작지만 단단한 믿음들이 좋다.
‘당신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한다’는 유명 영화의 사랑 고백처럼,
당신이라는 사람을 만나서 나는 자연스럽게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
사랑과 함께 나라는 사람도 성장했다.
그래서 함께하는 어느덧 열세 번 째 생일,
사랑한다는 말보다 고맙다는 말을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