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한 이야기가 있다면 아마도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
일 것 같다.
갓난 아이 시절, 매일 2-3시간 토막 잠을 자고 잉어즙을 먹으며 모유 수유를 하던 시절에는
어느 세월에 저 핏덩이를 키워서 제대로 잘 수 없는 이 지옥에서 벗어날까,
매일 생각했었는데,
왠걸
매일은 느려도 계절은 빨랐다.
걷기 시작하고, 뛰기 시작하고, 말을 시작하고,
아이는 무서울 정도로 쑥쑥 자란다.
아쉽기 그지없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여섯 살의 너와 함께하며
종종 두 살의, 세 살의, 네 살의
그때의 너를 찾아보고 그리워한다.
“조금 더 천천히 자라도 돼”
라는 내 말의 의미를 모르는 너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엄마, 그게 무슨 소리야?"
라고 되묻는다.
하지만 역시 지금의 네가 가장 예쁘다.
말을 하기 전에는 말을 시작하면 아이가 내뱉는 옹알거림의 귀여움이 없어질 줄 알았고,
엄청난 속도로 뛰기 시작하면 엉덩이를 실룩거리던 그때가 엄청 그리울 것만 같아서,
미리 아쉬워했던 나의 모습이 바보 같았음을 이제는 알 것도 같다.
지금 네 모습은 어쩌면 미래의 내가 그리워할 과거의 너일 텐데.
그래서
지금의 네가 가장 예쁘다.
늘 오늘 하루 온 마음을 다해 뛰고 까불고 울고 웃는 네가,
하루가 가는 만큼 마음이 깊어지고, 생각이 다양해지는 네가,
가끔 울적한 표정을 지을 때면 "엄마 어디 아파?"라고 이제 걱정도 해 줄 수 있는 네가,
어제 보다 조금 더
깊어진 오늘의 네가 제일 예쁘다.
너의 오늘을, 오늘의 너를
엄마도 온 마음으로 사랑할게.
오늘은 집에서 쉬고 내일 친구랑 놀자-고 설득할 때면
엄마, 내일은 내일이잖아. 오늘이 중요해. 라던
네가 가르쳐 준 그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