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온 지 일 년 반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발음에 ‘얼화(儿)’가 심하고, 빠르게 이야기하는 택시 기사 아저씨들과의 대화는 쉽지가 않다.
오랜만에 택시를 타고 또다시 심란한 마음이 들었다.
장학금을 받으면 뭘 하나- 나의 생활 중국어는 여전히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에.
잠들기 바로 전
은재와 책을 한 권 읽고, 덮으며
흘러가듯
“엄마 중국어 더 잘하고 싶은데, 잘 안돼. 휴”
하며 장난스럽게 울상을 지었더니
뭘 그렇게 당연한 걸 궁금해하냐는 듯한 표정을 하고
은재의 시크한 대답.
“엄마, 문장을 열 번씩 읽어. 그리고 새로운 단어를 다 외워. 그러면 돼”
그러면서 나를 위로해 줘야 된다 싶었는지
“그래도 일등 했잖아~~~”한다.
나를 어르고 달래는
그렇지만 단호한 은재의 말투와 대답이 너무 웃겨서 깔깔 웃고 말았다.
그러네.
어떤 문장이든 열 번씩 읽고, 새로운 단어를 다 외우면 뭐 힘들 게 없지.
너의 대답은 진짜 정답이구나.
단순함만큼 좋은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