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오면서 엄마의 눈물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엄마는 언제나 감정 컨트롤에 능하고 안정적인 분이셨다.
그래서인지, 엄마의 눈물을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기분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엄마가 울다니 너무 슬프다.
그때 내가 느꼈던 슬픔 탓인지, 아이를 가진 이후로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나는 웃음만큼 눈물도 많은 사람이라,
슬픈 책을 보고 노래를 듣다가, 아빠가 써준 편지를 읽다가, 은재의 예전 사진을 보다가도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기 때문이다.
고민을 해보기도 했다.
엄마의 눈물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등등.
눈물을 흘리지 않는 엄마가 되는 것은 내게 너무 어려운 과제라 나는 다른 길을 택했다.
눈물이 많은 엄마를 이해시키며 아이 마음의 충격을 덜어내는 것.
은재야, 엄마는 슬퍼서 우는 게 아니라 기뻐서 우는 거야.
사람은 큰 감동을 받으면 눈물이 나.
저 노래가 너무 좋아서 행복해서 눈물이 났어.
엄마가 원래 눈물이 조금 많아, 은재도 눈물이 많지?
이런 말을 계속 일러주었더니 처음에 우는 나를 따라 울던 아가였던 은재가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혹은 나의 설명들이 이해가 됐는지 따라 울지 않는다.
대신 눈물이 흐르는 나를 요리조리 살피며
엄마, 많이 슬퍼? 하거나
엄마, 기뻐서 눈물 나? 하고 묻는다.
종종 휴지를 가져다 주거나 “내가 안아 줄게”하면서 꽉 끌어안는다.
아이가 전해 주는 작은 위로에 눈물 끝의 카타르시스와 함께 행복감이 찾아온다.
그런데 '감동받아서 나오는 눈물은 좋은 거'라고 이야기를 많이 한 탓인지,
어느 순간에도 절대 울지 않는 아빠를 보니 이상했던 은재.
어느 날 나에게
“엄마, 아빠는 근데 왜 울지 않는 병에 걸린 거야?”라고 물었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