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왜 이토록 뜨거울까?

정치, 종교, 그리고 진실

by 이강헌

우리 사회, 왜 이렇게 대선에 뜨거운 관심을 가질까?


금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 몹시도 뜨거워 보인다.

물론,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은 양쪽으로 나누어져 치열한 경쟁,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사람이 무엇이든지 경쟁이 되면 뜨거워진다.

친구들 간에 족구를 할 때도 무엇을 걸고 하면 뜨거워지는 것을 경험했다.

대선은 걸린 것들이 너무 많고 크다. 엄청난 권력과 수많은 고위직이 달려있고, 일반인은 상상도 못 하는 각양의 이권과 각종 헤게모니가 달려 있다. 승자는 독식하다시피 하게 되고, 패자는 그 반대 현상, 그 이상의 것들이 일어난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인생을 걸고 선거에 매달리는 것이다.


일반시민은 왜 정치에 매달려 살게 되는가?

일반인조차 정치에 뜨거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정치적 성향을 넘어서는 자신의 신념 때문일 것이다. 나아가 정치권력과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각종 시민단체들, 기업들, 심지어 정부 기관들도 정치권력과 이해관계가 달려 있어 정치판을 더욱 뜨겁게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종교는 정치권력과 밀착되어 있는가?

놀랍게도 금번 대선에 종교들이 깊이 동참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쩌면 종교가 정치권력과 가장 깊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원시시대는 부족의 족장과 주술사가 밀접해 있고, 중세의 "왕권신수설"처럼

종교는 권력의 정당성을 제공하고. 권력은 종교를 보호해주는

정치와 종교는 서로의 입지를 공고하게 해주는 공생관계를 이어왔다.


역사적으로 양자는 서로가 자신들의 권력과 부를 독점 할 수 있는 권력 카르텔의 든든한 동지가 되어 왔다.

금번 대선에 무속을 비롯한 각종 종교들이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연장으로 볼 수 있다.

심지어 종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보듯이 국가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사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도 정치권력과 종교가 결탁하여 하나님을 죽이는 사건이었다.


“... 국가가 없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렇게 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죽고 죽일 일이 없어요.

종교도 없다고 해봐요.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산다고 상상해 보세요.

내가 꿈을 꾼다고 당신은 말할지도 몰라요. 그러나 난 몽상가가 아니에요.

언젠가는 당신도 우리와 함께 하길 바래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김연아 선수가 2014 소치올림픽 갈라쇼 공연 곡을 존 레넌의 <imagine>의 노래를 선택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금번 대선에 뜨거운 관심을 가지는 또 다른 이유들이 있다.

나 역시 금번 대선에 전에 없던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번 대선처럼 선거에 관심을 가져 본 적은 없었다.

지난번 대선에도 내가 선호하는 후보자가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투표에 임하지 않았다.


나는 평소 특정 정당만을 선호하지 않는 입장이었다. 어쩌면 정치하고는 한 걸음 떨어져 살아온 정치 무관심층에 더 가까 왔다고도 할 수도 있다. 일찍부터 나의 관심은 생의 궁극적인 문제였고, 그리스도인이 된 후에는 정치와 일정 거리를 두고 있는 보수교단의 목회자의 길을 걸어왔었다.


지금의 내 마음은 절실하기까지 하다.

나의 절실함은 특정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나도 나의 이런 모습이 다소 생소하다.

매일같이 대선 상황에 민감하게 주목하고 있고, 또한 매일 기도까지 하게 되는 나의 모습

나 자신을 보면서 ‘내가 왜 이러한 관심을 보이고 있을까?’


정치에 무관심 층에 가까웠던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는 정치 고관심층이 되어 있을까?

먼저는 나의 자녀 세대가 보다 나은 사회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조국 대한민국이 미래가 희망의 길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대 다수 평범한 국민들의 이런 마음으로 대선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이상의 것들이 마음속에 있다.

나는 체질적으로 누구를 지지하고 추켜세워서 따르는 것은 체질에 맞지 않는다.

이 산골에 들어와 사는 이유 중에 하나가 줄 서는 방식의 삶이 싫어서이다.

사람을 줄을 세우는 사람도, 줄을 서는 사람들에게서도 인생의 서글픔을 느낀다.


이런 내가 특정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실하기까지 한 이유는,

내속에 인간에 대한 어떤 소중한 가치관이 있고,

인간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이다.

따라서 나의 간절함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마음 그 이상의 것이다.




나는 대선 상황을 바라보며 때론 가슴 뭉클함, 때론 분노감을 느낀다.

가슴 뭉클함은 내가 선호하는 후보가 유리하게 보일 때가 아니다.

인간이 지니고 있어야 할 소중한 가치에 공감을 느끼고...

사회가 정의를 지키려는 마음이 서로에게서 공유될 때에...


분노스러울 때는

거짓이 진실을 은폐하고, 인간의 소중한 가치들이 짓밟히고,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고 있을 때이다.


더 나아가 내 속에서 깊은 희열을 느끼는 지점이 있다.

이는 인간에 대한 경탄스러움이다.

인간은 어떻게 소중한 가치들을 함께 공감할 수 있게 되었을까?

인간 내면에서 선한 가치에 울림이 있고, 서로 속에 공명되고,

거짓과 불의에 함께 분노하는 지점에서,

나는 인간의 존엄성과 영성을 발견한다.

나아가 영속되는 보편타당한 진리와 신성을 감지하는 기쁨이 있다.


진정한 진리를 믿는 종교는 정치권력과의 결탁이 아닌,

참된 가치와 진실을 가지고 세상에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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