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산골 골프장 공사
조용한 산골 마을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쳐
머리채 붙들어 강제 삭발시키고
수 백 년 대대로 주민들의 눈과 가슴에 담긴
정든 소나무 숲 거칠게 벗겨내고
대지의 속살까지 파헤치는 아픈 생채기
탱크와 장갑차처럼
거대한 중장비들 점령군처럼 밀고 들어와
매일 같이 유린당하는 이 땅
폭탄처럼 터지는 다이너마이트 폭음
처참히 파헤쳐 뼈까지 드러난
어머니 젖가슴 같이 고왔던 산봉우리
아프다! 들려지는 대지의 신음소리!
분하다! 천박한 자본주의 찬탈이여!
슬프다! 우리 인간의 탐욕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