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대낮에 한 이별>
마지막 인사를 주고받고 엉엉 울면서
서로를 한번 꽉 안아 보고서
잘해준 게 하나도 없어 맘이 아프다며
서로의 눈물을 닦아 주었어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 괜찮아지면
그때 친구로 다시 만나서
서로의 곁에 있어 주잔 말을 남기고서
마지막으로 한번 안아봤어
햇살이 밝아서 햇살이 아주 따뜻해서
눈물이 말랐어 생각보단 아주 빨리
죽을 것 같아서 정말 숨도 못 쉬었었어
근데 햇살이 밝아서 햇살이 밝아서 괜찮았어
헤어지기 직전에 그만 참지를 못하고
아주 바보 같은 질문을 했어
우리 혹시 헤어지지 않으면 안 되냐고
이제 얘기를 다 끝낸 후인데
그러자 너도 바보같이 대답을 못 하고
멍하니 나만 바라보고 있어
우린 알고 있어서 너무 잘 알고 있어서
헤어지기가 너무 두려운 거야
햇살이 밝아서 햇살이 아주 따뜻해서
눈물이 말랐어 생각보단 아주 빨리
죽을 것 같아서 정말 숨도 못 쉬었어
근데 햇살이 밝아서 햇살이 밝아서 괜찮았어
햇살이 밝아서 아픔을 잊을 수 있었어
햇살이 밝아서 눈물을 멈출 수 있었어
햇살이 밝아서 하늘이 너무 고마웠어
햇살이 밝아서 햇살이 밝아서 괜찮았어
박진영, 앨범 <Back To Stage>, 2007.
햇살이 밝으면
헤어져도 덜 아픈가
햇살이 따뜻하면
눈물이 빨리 마르려나
햇살이 밝고 따뜻하면 정말
헤어져도 괜찮은가
설령 그 이별이
죽음이라 하더라도
어머니가 위독하시다는 동생의 연락을 받고 J는 서둘러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어머니가 기다려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J는 효심이 남달랐다. 미국에 이민 온 뒤 하루도 빠짐없이 어머니가 일어나실 시간에 맞춰 전화를 드렸다. 잠시 인사하는 정도가 아니라 어머니가 전화를 끊으실 때까지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J를 보면 사람들이 왜 딸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딸이어도 부모님을 살뜰히 챙기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반성했다.
어머니가 건강 악화로 미국 여행을 취소해야 했을 때 J는 어머니가 곧 건강을 회복하고 미국에 방문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하지만 어머니는 미국 땅을 밟지 못하고 더 먼 곳으로 떠나셨다.
기도한 대로 J는 어머니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킬 수 있었다. 어머니를 품에 꼭 안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엄마, 다음 생에는 내 딸로 태어나. 우리 엄마와 딸로 다시 만나자."
J의 어머니는 한낮에 세상을 떠나셨다.
햇살이 밝고 따뜻한 날이었다.
마지막 인사를 주고받고 엉엉 울면서
서로를 한번 꽉 안아 보고서
잘해준 게 하나도 없어 맘이 아프다며
서로의 눈물을 닦아 주었어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 괜찮아지면
그때 엄마와 딸로 다시 만나서
서로의 곁에 있어 주잔 말을 남기고서
마지막으로 한번 안아봤어
햇살이 밝아서 햇살이 아주 따뜻해서
눈물이 말랐어 생각보단 아주 빨리
죽을 것 같아서 정말 숨도 못 쉬었었어
근데 햇살이 밝아서 햇살이 밝아서 괜찮았어
<대낮에 한 이별>은 연인의 이별 노래이지만, J를 생각하며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딸의 마음으로 들었다.
2007년에 박진영과 선예가 부른 곡을 2022년에 선예와 임슬옹이 리메이크했다. 음원으로 발매되지 않았지만 2015년에 <복면가왕>에서 아이비와 강균성이 부른 곡이 가장 가슴에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