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백천 <마음에 쓰는 편지>
밤이 아름다워 잠이 오지 않아
창을 열고 가만히 벽에 기대어
창가에 흐르는 별들을 바라보며
갈 수 없는 내 사랑을 노래합니다
그대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아
불을 끄고 가만히 창가에 앉아
마음에 접어놓은 수많은 얘기 속에
그대에게 하고픈 말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아 귀를 기울여 봐요
이 밤은 이렇게 당신을 부르는데
사랑하는 사람아 마음을 열어봐요
그리움이 가득한 이 밤을 받아주세요
임백천, 앨범 <내 기억 속의 발라드>, 1990.
작사, 작곡: 노영심
잠 못 이루는 밤
그리움이 별이 되어 쏟아지는 밤
나에게 편지를 쓴다
시인의 마음으로 보낸 사계절
슬픔에 걸려 자꾸 넘어지는 나는
눈물로 시를 쓰는 시인이 되고 싶었지
아픔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고 싶었지
갈 수 없는 내 마음
닿지 못해 애달픈 마음
그리움만 가득한 이 밤
배가본드 님이 손글씨로 적은 <마음에 쓰는 편지> 노랫말을 보고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심장에 가까운 노래였다.
가사가 그대로 시가 되는 노래를 듣던 시절이 있었다. 90년대에서 날아온 편지 같은 이 노래를 <심장에 가까운 노래> 연재의 마지막 곡으로 마음속에 접어두었다. 예정보다 일찍 <마음에 쓰는 편지>를 꺼낸다. 마지막이 되어도 좋을 노래를 남겨두고 휴식기를 가지고 싶어서다.
목적지 없이 산책하듯 나선 <심장에 가까운 노래>의 여정에서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에 마음이 가는지 알 수 있었다. 시집을 읽을 때처럼 키워드를 적어본다면 '시(글), 죽음, 소외, 가족'이 되지 않을까 싶다. 독자들은 내 글에서 무엇을 읽었을까.
요즘 시를 쓰지 못하고 있다. 시가 되지 않는 일상에서도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 마음이 무척 귀하고 애달프다. 지금 이 시간을 글로 적는 때가 올 것이다.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내 글은 나에게 쓰는 편지입니다. 최초의 독자이며 내 글을 가장 많이 읽을 독자인 나에게 글 쓸 때의 마음을 담아서 보내는 편지요. 또한 최후의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합니다.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내 글은 살아 숨 쉬며 어딘가에 있을 최후의 독자에게 가닿을 테니까요."
<브런치 작가로 보낸 1년이 내게 가르쳐준 것은>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