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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영 Feb 19. 2024

20) 테라딜로스 - 베르시아노스(2023.10)

2023.10

글과 그림이 서툴러요. 왜냐하면 길을 걷던 현장에서 쓴 글이예요.

여기 클릭하시고, 머릿말 읽어주세요 :)



2023.10.03.화


메세타 구간이었고, 기온은 늘 31도를 웃돌았다. 그늘도 없고 벤치도 없어서. 메세타 구간에 들어서며 쉬지 않고 계속 걷기만 했더니. 발에 탈이 났다. 전날도 숙소에서 꼼짝 앉고 쉬었는데도 몸 상태가 점점 나빠졌다. 


이날이 메세타 지나며 발에 물집도 커져서 제일 아프고 힘든 날이었다. (나중에 더 힘든 날이 왔지만) 


그러나 아침 하늘은 역대급으로 예뻤다. 


그 힘으로 걷고 걸어,

사하군에서 약국에 들어섰다. 나보다 앞서 한국인 부부가 처방을 받고 나갔다. 이어서 나 역시 한국인. 약사는 친절하게도 번역기로 상태를 물어보고 설명해줬다. 반창고를 잔뜩 사며, 발뒤꿈치에 물집이 터졌다고 하니 연고를 바르고 2차 감염에 주의하라고 했다. 연고는 이미 가지고 있다고 하니까 그러면 지금 사는 반창고면 충분하다고 했다. 계산을 하고 작은 과자 하나를 주었다. 그때 들어와 차례를 기다리던 금발의 아주머니는 이 과자가 너의 영혼에 힘을 줄거라고 밝게 말했다. 


이후 길에서 한국인 부부, 금발 아주머니 다시 만났다. 알고보니 한국인 부부의 아내분도 금발 아주머니도 둘다 그 약국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를 받고 크림도 샀다고. 


아픈 사람 셋이, 셋다 동키 보내 배낭도 없이, 그러나 아파서 느릿느릿 걸으며 길 위에 있었다. 


사하군성당에서 반주증 반쯤 왔다고 주는 증서, 그러나 돈 내고 받는 증서를 그냥 기념품처럼 하나 받아왔다. 


그리고 들어간 베르시아노스. 역시 작은 마을이었다. 그러나 숙소는 참 좋았다. 커튼도 있고 개별 콘센트에 전등까지. 


여기서 홍콩 아저씨를 또 만났는데. 이 분은 혼자

밥을 못 먹는지 또 저녁 먹을 거냐고 물어봐서 아직 생각이 없다고 하고. 걍 이르게 맥주와 샌드위치로 떼웠다. 


그러다 인사를 나눈 한국인 청년은 거의 40키로씩 걸었다고 했다. 군대에서도 이정도 걷지는 않았다며. 샹각보다는 걸을만 해서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말하는 참 바른 청년이었다. 






익숙한 새벽, 아침, 길




정말 아름다웠던 아침, 하늘, 구름




아침 먹고 다시 걷기




사하군




작은 마을, 베르시아노스 풍경



https://maps.app.goo.gl/1Mf9CvfX8PWLZnfu7


https://maps.app.goo.gl/fEt4ZSrCBE4dFbwn7



https://maps.app.goo.gl/CDyLNfn4Niy1jA2VA


https://maps.app.goo.gl/s5za1e3w556CWMbu9


https://maps.app.goo.gl/JcEUU2mpMx9rL4K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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