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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영 Feb 26. 2024

24) 오비에도 - 레온(2023.10)

글과 그림이 서툴러요. 왜냐하면 길을 걷던 현장에서 쓴 글이예요.

여기 클릭하시고, 머릿말 읽어주세요 :)



2023.10.07.토


알베르게에서 나와 기차역으로 가는 길

아쉬움에 괜히 길을 빙빙 돌려본다.


그러다가 아침 먹으러 들어간 카페

왤케 친절해 ㅠㅠ 너무 친절해서 아침부터 힘이 났다. 그리고 오비에도가 너무 좋아졌다.


기차역에서 내가 타야할 열차 칸을 확인하고 기다렸다. 기차가 오고 사람들이 모여드는데, 한 할머니가 짐수레를 혼자 끌고 계셨다. 버거워보여 잠깐 같이 밀어드렸다. 기차가 멈추고 사람들이 타려고 모여들어 있는데. 아까 그 할머니가 톡톡 치더니 마치 귓속말을 하는 듯이 ‘그라시아스’ 오비에도 매력에서 못 벗어나겠다.


기차에 타서도 내 자리는 복도쪽.

배낭을 선반에 올리려는데 어제와 다르게 잘 올려지지 않았다. 그러자 내 옆 창가자리 남자가 벌떡 일어나 배낭을 올려주었다. 뭔가 기차 옆자리 로맨스가 시작될 것 같았지만, 개뿔. 뭐가 그렇게 피곤했는지 레온에 도착할 때까지 푹 잠들어버렸다.


기차에서 내려 예약해둔 알베르게로 가는 길에 반가운 연락이 왔다. ks언니와 mj씨가 만난다는 거다! 다시 레온에서 우리는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체크인 하고 합류하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기는데.  


축제였다.

길에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색의 옷을 입고 무리를 나눠 행진을 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 너무 신나. 그러나 내 배낭은 무겁고. 오래 보고 있을 수 없어 아쉬웠다. 숙소에 들어가니 순례객 보다는 축제를 즐기러 온 여행객이 많은 곳이었다. 빨래는 글렀네..


숙소에 들어와보니 한국인 여자분이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보니 둘다 전날 새벽에 급히 잡은 숙소였다. 축제 때문에 방값도 많이 올랐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자리가 있으면 무조건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나는 짐만 풀고 바로 ks언니와 mj씨를 만나러 갔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만나 너무 반가운 수다를 떨었다. 그간 서로 어떻게 지냈는지 안부를 나누며 반가운 수다를 떨었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또 헤어졌다. 우리에게 짐정리와 해야할 일이 있으니. 짐정리를 마치고 쉬었다가 미사 드리러 나왔다. 이번에는 소성전, 미사를 드리고 나오니 대성전에 사람이 많고 시끌시끌. 난 또 홀린 듯 인파 속으로 들어갔다 ㅋㅋㅋㅋ 제대 앞까지 갔는데 무슨 행사인지 궁금했다. 번역기 돌려서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에서 알 수 있는 건, ‘레이나’, ‘코로나’ 그리고 머리에 뭘 씌우는 동작. 아! 왕관을 씌우는 구나. 누구에게 씌우나 봤더니 성모님이었다. 피에타 상의 성모님께 왕관을 씌우는. 엄청난 행사인 것 같았다. 신자석 제일 앞줄은 정장 또는 제복 차림의 사람들이 가득했다. 느낌이 시장 구청장 경찰청장 등등의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았다.


앞으로앞으로 가다보니 정말 맨 앞. 신자석을 늘려 자리에 앉은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서 있는 인파 속이었다. 다리도 아프고 그만 나가고 싶은데 또 궁금하기도 하고. 내 앞에 많은 어르신들이 서 있었다. 연로한 수녀님도 서 계셨다.


여튼. 어쩌다 맨 앞까지 가서 왕관을 쓴 성모님 사진을 찍었다. 찍고 뒤를 보니, 이 분들 시선에서는 안 보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연로하신 수녀님이 제일 좋아하셨다.


미사로 진행되는 것이라 어쩌다 또 성체를 모시고. 조용히 빠져 나왔다. 중간중간 ks언니와 만나자고 연락하던 중이어서 아쉬움을 두고 나왔다.


그런데 언니를 만나고서 2차전이 시작되었다. 행렬을 하는 것이다. 언니도 행렬을 보자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기다려 성모님의 행렬을 봤다.


그리고 느긋한 마음으로 슈퍼에서 각 맥주 두 캔과 과자를 사들고 성당 앞 벤치에 앉아 수다를 떨었다. 레온에서는 모든 시간이 여행객이 된 듯 착각하게 만들었다. 항상 알베르게는 10시면 문을 닫아서 부랴부랴 들어가야 하는데. 이곳은 알베르게가 호스텔 개념이라 각자 번호키 또는 카드키로 언제든 들어갈 수가 있었다. 우리는 10시가 넘은 시간까지 수다를 떨다 들어갔다.






오비에도 아침 풍경



성 요한 바실리카




레온대성당 소성전에서 평일 저녁 미사


축제의 대미, 길 위의 성모님께 크라운(왕관)을 씌우며 시작



그리고 이어진 행렬, 형언 할 수 없는 감동



축제의 마지막 밤



https://maps.app.goo.gl/XeXJ46AF2boaeoUY7


https://maps.app.goo.gl/JfZ1Jc5CpzWdWnQz8


https://maps.app.goo.gl/cPhsR5YL9qJkBUF46



https://maps.app.goo.gl/AF3oTX7AU9ZqnVk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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