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못 성지는 바다 앞에 자리한다. 그곳의 모래는 여느 바다와 다르다. 오래 전, 가톨릭 박해와 수많은 처형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처형 당한 시신은 그대로 바다에 버려졌다. 그래서 이곳 모래에는 늘 붉은 피가 흥건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노을이 붉은 갈매못 앞 바다이다.
갈매못에서 많은 순교자들이 처형 당했다. 이곳이 형장이 된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흥선 대원군이 서양 오랑캐를 내친다는 의미로 프랑스 함대가 정박했던 외연도와 가까운 곳에서 다블뤼 주교와 황석두 루카 등 많은 천주교인을 처형했다. 또 하나는 당시 고종의 국혼을 앞두고 궁중 무당들이 한양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사형수를 보내 형을 집행하라는 점괘를 따른 것이라 한다. 이후 잊혀진 자리였다가 1926년에 치명터가 확인되어 성지로 조성될 수 있었다고 한다.
갈매못 성지에 가면 꼭 봐야 할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십자가의 길이다. 성지로 올라가는 굽이진 길 담벼락 위에는 십자가의 길 조각상이 있다. 야외에 설치된 십자가의 길은 각각 위치마다 해당하는 처의 장면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예수님의 정면을 보고 설 수도 있고, 옆 모습 또는 뒷모습을 보며 각 처를 묵상할 수 있다. 또한 이곳의 십자가의 길 기도문은 한국 성인의 행적을 묵상하는 기도문이어서 더욱 와 닿는다.
두 번째는 성체조배실이다. 작은 문 하나 열고 들어가면 따스하고 아늑한 성체조배실이 나온다. 갈매못 성지는 야외 공간이 넓게 조성되어 있어서 쌀쌀하게 바람 부는 날이면 아늑한 하느님 품에 안긴 듯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는 바로 성전이다. 갈매못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장면을 감추고 있어서 이곳에 가는 이들에게 꼭 미사를 드릴 것을 권한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은 대부분 성전의 뒤쪽이 개방되어 야외 계단의자에 앉아서도 미사를 드릴 수 있다. 이것도 참 독특한 성전의 모습이다. 그러나 백미는 미사가 끝나면 나온다. 제대 뒤에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로 따스한 햇볕이 들어오던 벽이 좌우로 열리며, 그 옛날 순교하신 선조들의 시신을 품은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미사와 함께 매일 새 삶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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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못 성지: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천해안로 610 (영보리) 천주교 대전교구 갈매못순교성지
041-932-1311
홈페이지: http://galmaemo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