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기억

어릴 적 영화를 보고 썼던_

수줍은 듯 분홍빛을 머금은 코스모스는

잎이 필 때 바람이 불 때 색이 물들 때

그대가 아직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랑을 기다리고 있을 때에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누가 가녀린 꽃을 꺾어놓고

향기만 맡다 짓밟았을까

그 누가 꽃다울 시절의 나비를

잡아야만 했는가

희망만을 부여잡고

나비를 놓아주질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