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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Sep 17. 2019

기대와 욕심 사이

서른 랩소디

삶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사람들은 삶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돈, 명예, 성공, 사랑. 행복.. 다양할 것이다.

나는 성공을 꿈꾸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사랑을 꿈꾸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지금 나에게 굳이 기대를 묻는다면,

행복을 말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는 행복,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는 행복, 소소한 추억들을 쌓아갈 수 있는 행복들 말이다.


하지만 답을 줄 수 있는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만 있다면, 이렇게 묻고 싶다.

‘도대체 삶에서 무엇을, 무언가를 기대해도 되는 것이긴 하냐’고.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어떤 일이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꼬이고 틀리며 나아가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마치 나를 물 먹이는 듯 부풀었던 풍선 같은 기대가 한순간에 터져버리기도 했고,

또 터져버린 줄 알았던 기대가 어느샌가 부풀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빨강머리 앤>이라는 소설에서 주인공 앤의 유명한 대사가 있다.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
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빨강머리 앤의 팬인 나로서는 한 번도

‘린드 아주머니 말이 맞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살면서 수많은 기대의 풍선을 터뜨려 보면서 어느 정도 린드 아주머니의 말에 공감이 된다.

린드 아주머니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기대의 풍선을 키웠을 것이며, 또 그 풍선들이 터지는 것을 얼마나 많이 보아 왔겠는가.


요즘 젊은 사람들은 ‘살아가기 위하여’

여러 가지를 포기하고 살아간다.

그중에 하나가 연애다.


‘밥벌이 하나 제대로 하기 어려운데 무슨 연애’라고 생각하는 부류도 있다.

그리고 ‘상처 받기 싫어서 안 하고 싶어’도 있다.


아마 그들 또한 기대의 풍선이 터지는 것을 보며 아팠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기대라는 것이 내 마음대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것일까?

‘기대해야지’ 하고 마음먹으면 기대가 생기고, ‘기대 안 해야지’하면 안 할 수 있는 것일까?


내 경험상 자신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나도 모르게 부풀어버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터져버릴 수도 있는 것이 기대라고 생각한다.


그걸 내 맘대로 조종할 수 있었으면,

아마 기대 때문에 내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경험은 줄었을 것이니까. 그러면 린드 아주머니도 실망을 두려워하지 않고 앤처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어찌 보면 ‘기대 안 할 거야!’는 말이 안 되는 것일 수도 있다.


나름의 오랜 경험을 통해서 나는 기대를 안 할 수 없으니, 실망을 다스리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터져버린 풍선 같은 기대로 주저앉아 울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좀 더 견고하게 보이는 다른 기대를 찾아보는 것이다.


터져버린 기대를 더 나은 기대를 찾는 지혜로 사용하는 것이다.



또 이것이 내 기대인지, 그저 욕심인지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말도 안 되는 욕심이라면 터져버리는 것이

남은 인생을 위해서 더 좋을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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