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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호 Dec 26. 2019

다문화주의자_6

“조금 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다문화사회로 가는 흐름 자체는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주노동자의 증가든, 결혼 이주민의 지속적 유입과 그 2세의 증가든 이 나라는 점점 더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지닌 이주민들을 떠안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방향이 무조건 긍정적인 측면만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프랑스를 보십시오! 많은 북아프리카 출신 이주민 2세들이 사회에 통합되지 못한 채 2등 시민 취급받으며 실업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좌절감 끝에 극단주의에 물들어 테러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또 어떻습니까? 백만 명 이상 유입된 시리아 난민 중 일부가 현지 독일여성을 성폭행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고, 에센의 푸드뱅크 타펠은 외국인 이주자들이 지나치게 많은 음식을 가져가 현지의 독일 노인과 저소득층들에게 줄 음식이 부족해지자 외국인에게는 음식제공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다른 문화권에서 온 다른 인종의 사람들과 통합을 이루는 과정이 마냥 행복할 거라는 낭만주의적 공상을 버려야한다고! 먼저 다문화주의를 채택한 나라들의 실패를 보고도 그 길을 쫓아간다면 그리 오랜 시일이 지나지 않아 분명히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오로지 부정적인 측면에만 포커스가 맞춰진 주장입니다. 과연 다문화주의라는 게 전적으로 부정적인 측면만 지닌 것입니까? 스티브 잡스도 시리아 이주민 2세였습니다. 한국인 입양아 출신으로 프랑스 문화부장관을 지낸 폴뢰르 펠르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다른 문화권에서 온 이주민이 성공적으로 현지 사회에 안착해 그 나라의 정치와 경제, 문화에 크나큰 기여를 할 수도 있고요. 비록 시간이 조금 걸리고 어려움도 따르겠지만 우리 사회가 이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한다면 이들 또한 우리사회가 제공해준 것 이상으로 우리에게 되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를 맡은 박정주 앵커가 말했다. 


“양측의 팽팽한 의견, 아주 잘 들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다음 순서로 토론회에 참석해주신 여러분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네 분 패널들에게 질문하고 싶으신 분이 계시면 손을 들어 표해주십시오. 네, 거기 파란색 옷을 입으신 여자분.”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918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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