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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호 Dec 27. 2019

다문화주의자_7

사회자에게 지목을 받은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저는 이주노동자가 많은 안산의 한빛인권센터에서 간사로 일하고 있는 유영미라고 합니다. 송우석 교수님께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다문화주의에 대해서 계속 부정적인 의견을―”


그 순간 종훈은 재킷 주머니에 들어있던 휴대폰의 진동을 느꼈다. 얼른 꺼내서 확인해보니 발신자는 박 부장이었다. 그는 조용히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박 부장이 전화를 한 건 얼마 후 시작될 인턴 기자 교육과 관련해 종훈에게 몇 가지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종훈은 알겠다고 대답한 후 서둘러 통화를 마치고 다시 토론장 안으로 들어갔다. 마이크를 잡고 얘기하고 있는 사람은 송우석도, 한성주도 아닌 또 다른 패널이었는데 그의 발언은 명백하게 송우석이나 한성주보다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종훈은 송우석이 앉아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조롱하는 듯한 표정으로 발언자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종훈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종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송우석과 눈이 마주친 순간 종훈은 얼른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송우석은 한참 더 종훈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질의응답이 20분가량 더 이어진 후 토론회는 막을 내렸다. 종훈은 토론에서 오간 내용 중 어떤 것들을 활용해 기사를 작성할지 머릿속으로 그리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2    


많은 기자들이 그러하듯 종훈도 늦은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바로 잠자리에 들지 않고 뉴스전문 케이블 채널을 켰다. 혹시 놓친 뉴스가 있지는 않은지, 또는 그 사이 새로운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TV를 틀어놓은 채 씻고 옷을 갈아입은 그는 잠시 더 뉴스를 보았다. 특별히 눈길을 끄는 내용은 없었다. 그는 TV를 끄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918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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