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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는 예술_1

by 류광호

내가 고백문학을 특별히 높이 평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거의 ‘모든’ 문학 장르를 좋아한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수도 있겠지요. 나는 몽테뉴와 루소 속에서 즐겁게 뒹굴었습니다. 그러나 몽테뉴에 대한 파스칼의 평가, 곧 온전한 형상을 한 놀랍고도 이상한 채찍질을 접하면서 나는 달콤하고도 신경질적인 충격을 늘 체험합니다. “자신을 채색하려는 어리석은 계획!”이라는 평가가 그것입니다. 물론 나는 고백문학과 정반대되는 또 하나의 절대, 즉 ‘상상의 문학’ 역시 사랑합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마침내 고전적 소설가들의 노선인 ‘중간 노선’을 특히 사랑하게 되었고 또 이 노선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인물들을 창조해내기 위해 자기 자신의 삶을 이용하든, 타인의 삶을 이용하든, 그것도 아니면 새로이 시작하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소설가들은 거대한 잡식성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미셸 우엘벡 <공공의 적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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