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책
그동안 책을 안 읽지는 않았는데, 대부분 읽다 말았다. 교내 독후감 쓰기 대회에 참여해서 아직 게시글을 못 올리고 있는 것도 있다.
읽다 만 책들이라도 잠깐 적어볼까 싶다.
1. 시녀 이야기 - 반 이상 읽었으나 기 빨려서 하차함.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이 엄청 생각났음.
2. 19세기 노동기사단과 공화적 자유 - 필요한 자료만 얻음. 그 이상은 읽고 싶지 않았음.
지금은 <토지> 1권을 필사 중인데 내가 이걸 다 읽을 날이 올까 싶다. 고등학생 땐가 선생님이 읽으라고 시켜서 읽는 둥 마는 둥 했던 기억만 있었는데 다시 펼쳐 보니 이전보다는 훨씬 읽을만하다. 그런데 그래도 어렵다. 인물 이름을 반이나 기억하면 다행이다.
반면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는 읽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2년 전에 <김지은입니다>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둘 다 엉엉 울면서 읽었다. 이런 생존 기록 에세이는 흡입력이 대단하다.
이 책의 문학성이나 재미 유무를 감히 내가 평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냥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다. 세상 밖으로 반드시 나왔어야 할 책이다. 내가 이 분을 단편적인 뉴스로 접한 것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본인의 텍스트로 만나 뵐 수 있어서 다행이다. 피해자 분이 어떤 심경으로 이 책을 쓰셨을지 감히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 책을 통해 위로를 얻으셨으면 좋겠는 바람이다. 나 또한 진심으로 피해자 분에게 연대한다.
이 책을 읽은 날에 박완주의 성추문 관련 뉴스를 신문에서 읽었다. 정~말 착잡했다.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을 거쳤는데도 자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앞으로 몇 명의 남성이 제명당해야 권력형 성범죄가 사라질 수 있을까? 하긴 이 작은 나라 국회의원들보다 더 대단한 남자들이 추락하고도 벌어진 일이니 알 만 하다. 자기는 안 들킬 거라고 생각했겠지!
그렇지만 피해자들은 살아남는다. 책의 저자 분께서도 피해를 당하고 2년이 지나서야 고발할 용기를 얻으셨다. 피해자들이 아무 대항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그들은 피해자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겠지만, 피해자들은 지금도 움직이고 있다.
그렇기에 반드시,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정당한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한 피해자와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은 가해자가 존재하지 않을 때까지 이 책을 마음에 간직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