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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별 Sep 28. 2022

퇴사 준비생의 일기 3.

영혼의 계절


선선해진 날씨와 함께 부고가 늘어났다.


맑은 가을 하늘은 아름다웠지만,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 탓에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아 마음이 무거웠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죽음 앞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뛰고 있는데 뚜렷한 결승점은 없는 삶. 차라리 승진, 포상, 프로젝트 완수 같은 것들이 목표가 될 수 있었다면 더 행복했을 것이다.






주제 파악이 너무 잘 되어 있었다.


나는 회사가 바라는 인재는 아니었다. 실력도 애사심이 있어야 쌓이고, 승진도 명령에 충성해야 빨라지는데 회사에서 제시하는 어떤 비전에도 애사심과 충성심이 들진 않았다.     


아이러니한 건, 그럼에도 열심히 일했다.


남들에게 피해주기 싫고, 요령을 피우지 못하는 성격 탓이었다.


그러니 힘들었다.


결국 내 것이 아닌 일에 온통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 나면 일상에 쓸 수 있는 에너지는 얼마 남지 않아 있었다.






Work Life Balance.


성공한 사람들은 워크와 라이프엔 밸런스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성공하기까지는 워크가 즉 라이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분야에서 성공할 기미도 없는데 워크가 라이프를 지배하는 건, 어쨌든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정답은 아니었다.


나는 그저 잘 먹고, 잘 살고 싶었다.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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