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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별 Nov 10. 2022

퇴사 준비생의 일기 17.

가족가튼 야유회



회사에서 야유회를 간다고 의견을 묻는가 싶더니

저기 어디 멀리 섬으로 바다낚시를 간다고 통보해 왔다.


귀한 주말을 내어주기 싫었지만, 요령이 없어서인지

차마 거짓 핑계로 못 간다는 말이 나오질 않았다.


남편은 회사는 미쳤고 나는 바보라며 성을 냈고,

상사는 하루쯤 육아에서 벗어나니 좋냐며

속 모르는 소리로 속을 긁었다.






폐쇄 공포증에 걸리면 이런 기분일까.


나이만 젊지 가부장적인 남편과 수직적인 회사,

어디에도 마음을 둘 곳이 없어 심장이 터질 듯한 기분.


춤을 추며 노래하다 쳐다보며 방긋 웃는 아이,

자긴 출근해 버릴테니 알아서 하라는 남편 대신

와서 아이를 봐주시겠다는 엄마가 나를 구해주었다.






남들은 굳이 겪지 않는 듯한 갈등을 거치며

야유회라는 사건을 계기로 알게 되었다.


나는 아직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노예이며

유일한 해방책은 퇴사뿐이라는 걸.


또, 회사를 다니건 다니지 않건 나의 성공에

배우자의 조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걸 말이다.


그러라지 뭐, 내가 다 하지 뭐.






18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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