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리별 Oct 29. 2022

퇴사 준비생의 일기 16.

내가 퇴사할 상인가



아이에게 옮은 감기로 연차를 내고 하루 종일 끙끙 앓는 호사를 누리다가, 갑자기 내년 운세가 궁금해졌다.


대운이 왔을 때 움직여야 한다는데, 나에겐 과연 퇴사의 대운이 들어온 걸까? 뭐 이런 샤머니즘적 발상이었다.


네이버 엑스퍼트에 들어가서 할인쿠폰을 야무지게 사용하니 6천 원으로 10분간 전화 상담이 가능했다.


와 세상 좋아졌네.

해야지, 이건.





지지잉-


결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걸려왔다.


"궁금한 것 물어보세요."


"저는... 신년 운세가 궁금한데요. 기화라든지, 조심할 게 있을까요? 아, 그리고 저 임대업 해보려는데 잘 될까요?"


"아~ 내년에 대운이 들어오긴 하네요. 직장은 바쁠 텐데 뭐 별다른 변화는 없는 게 원래도 바빴을 것 같고, 꼼꼼히 잘 따져서 하면 내년에 임대업 해봐도 괜찮아요.... 손재주나 말주변이 좋은 사주인데 우유부단한 것만 좀 조심해요."






꼼꼼하게 따지되 우유부단하진 말라는 이율배반적인 표현과 건강 조심하라는 클리셰를 끝으로 통화는 마무리됐다.


변화의 운이 있다고 하니 반가우면서도, 그냥 계속 바쁘다고 하니 퇴사의 '운' 까진 없는 건지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다고 대놓고 퇴사할 건데 퇴사하고 잘 되겠냐고 물어보기도 애매하고.


그래도 퇴사의 발판이 되어줄 임대업은 괜찮다는 말  덕에  아파서 늘어졌던 몸이 갑자기 좀 가벼워지긴 했으니 다행이랄까(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하다).


그래 일단, 경제적인 문제부터 해결하자.


 실마리만 풀면, 퇴사는 생각보다 가까워질 수도 있으니.







17편에 계속...





작가의 이전글 퇴사 준비생의 일기 1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