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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별 Sep 01. 2020

신생아에게 찾아온 사춘기, 원더 윅스

55cm밖에 되지 않는 꼬맹이가 그릉그릉 짐승 소리를 내며 자다, 여느 새벽같이 밥을 찾는다.

잠깐 음악이라도 들어볼까 했던 생각은 역시 사치였다. 먼저 아기 낳은 친구가 자긴 최신 동요밖에 모른다고 했었는데, 내 처지가 되어서야 이해해 본다.

생후 5주쯤 된 아가는 요즘 성장 급등기를 지나는 중이다. 소위 '원더윅스'라 부르는 때이다.

지금 시기의 원더윅스엔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기도 하고, 정신적 신체적으로 부쩍 크는 기간이라 평소와 달라지며 자주 보챈단다.

그래서인지 순했던 아이가 옅은 잠을 자다 금방 깨고, 먹은 것 같은데 배고파하고, 먹이면 잠시 후 고개를 돌리고, 엄마가 시야에서 없어지면 바로 울어젖힌다. 엄마의 사랑이 필요한 때라고 하는데, 사랑을 갈구하는 행동들인가.

열꽃이 올라온 얼굴에 힘을 주다가 증상이 더 심해질 것 같아 매번 바로 달래주다 보니, 엄마의 몸과 마음이 나가떨어질 것 같다. 


항복, 살려주세요 아가님. 

원더윅스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아기 성장에 따라 계속 따라온다. 앞으로 몇 번의 성장기를 더 겪어야 우리가 함께 좀 편해질까. 

사춘기도 아니고 5주 춘기를 맞아 힘들 줄 몰랐다. 이걸 기록했다 쌔근거리며 자는 모습이 제일 사랑스러운 그분께 육아의 현실을 알려주어야겠어 글을 남겨본다. 

그러고 보니 울 엄마도 나 잘 때가 제일 예쁘다고 했던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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