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민원.
은행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금융감독원 민원일 것이다.
이미 누구나 아는 사실이 되었는지
(정당한 민원 거리이든 아니든)
일부 고객들은 이제 흔하게 겁을 준다.
금감원 민원을 넣을거니
보상하거나 사과하라고.
지난 번 글에 등장하는 그녀 역시 그랬다.
내 상사와의 통화에서
금감원 민원을 넣어버리겠다고
유선 너머 못다 지른 소리를 질렀다.
아이가 아파 일찍 퇴근하려 했는데
계획도 마음도 망가진 그 날,
집에 와서 해맑은 아이 얼굴을 보니
이상하게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이 우는 날 보더니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나는 좀 억울하다고.
고객도 너무하지만
일 중간에 옆자리 누구와 누가
고객에게 말을 잘못 전달하지만 않았어도
상황이 이렇게까진 꼬이지 않았을 거라고.
듣고 있던 남편이 말했다.
자기야.
동료들이 나쁜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잖아.
사람이니까 실수할 수 있고 부족할 수 있어.
근데 그건 미워하거나 탓해봐야 소용 없잖아.
만약 민원인이 자기를 괴롭히고 싶은 거라면
나쁜 건 그 사람이지 다른 누구도 아냐.
평소엔 고개를 저었을 남편의 조언에
오늘은 고개가 끄덕여졌다.
당분간 몸도 마음도 힘들고
어쩌면 승진에도 타격이 가겠지만
동료를 미워하지 말고
내 자신도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차라리 다행이다.
한살이라도 어릴때 깨달아서.
더 큰 일과 관련된 민원이 아니라서.
은행에 머무는 한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다.
그러니 선택해야 한다.
참고 견딜지,
다른 길을 찾을 것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