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더 웨이(Buy the way)

브랜드의 '기억' 6편

by Anyfeel

친근하게 보였던 편의점


제가 어릴 적에는 집 앞 슈퍼마켓 다음으로 많이 갔었던 편의점이 있습니다. 바로 바이 더 웨이인데요. 친근하고 좋았던 슈퍼마켓 다음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의 편의점은 저에게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얼마 안 가서 전국에 편의점이 점차 도입되고, 10대를 넘어가면서 편의점이 보편화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 바이더웨이(Buy the Way)는 LG25(현 GS25)와 함께 국내 토종 편의점 시대를 연 주역이었습니다.


1990년 동양그룹(현 오리온)의 동양마트로 출발해 1991년 ‘바이더웨이’로 개명하며 신촌에 1호점을 열었고, 2000년대 중반에는 전국 1,000개가 넘는 점포로 성장했습니다.


오늘날 이 브랜드는 대부분 지역에서 7-Eleven 간판 뒤로 흡수되었는데, 2010년 코리아세븐(7-Eleven 운영사)에 인수된 이후 단계적 전환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드릴 브랜드의 '기억' 6편은 바이 더 웨이(Buy the way)입니다.


‘토종 편의점’에서 ‘글로벌 포맷’으로

바이 더 웨이는 국내에서 처음 설립된 편의점입니다. 90년대~2000년대 초반 정말 크게 확장된 편의점으로 유명했죠. 이후에 코리아세븐에 인수합병이 되면서 7 Eleven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아래는 타임라인입니다.


1990–1991년: 동양마트 설립 → ‘바이더웨이’로 개명, 신촌 1호점 오픈.

2005년 전후: 점포 수 1,000개 이상으로 확대.

2010년: 코리아세븐이 바이더웨이를 인수, 7-Eleven 표준 운영체계로 전환 시작.

2014년 이후: 흡수합병 및 간판 교체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브랜드 통합 가속.

2018년 전후: 일부 가맹점의 반대와 조건 협의로 완전 통합이 지연되는 구간 발생.


같은 시기 패밀리마트→CU(2012년) 전환은 로열티·브랜드 주권 확보를 위한 속도전 리브랜딩이었고, 바이더웨이→7-Eleven은 M&A 이후 통합(PMI) 성격이 강해 결이 달랐습니다.


통합에 어려움을 겪다


프랜차이즈 계약의 현실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가맹계약 기간, 위약 조항, 시설 투자, 상권 리스크를 함께 풀어야 했습니다. 본사 의사결정이 곧바로 매장 단위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점주 보상·지원 조건 협의가 장기화되면서 통합 속도가 늦어졌습니다.


또한, 운영 표준(OS)·공급망(SCM) 이식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편의점은 SKU 구성, 발주·물류 리드타임, PB 포트폴리오가 매출을 좌우합니다. 바이더웨이에서 7-Eleven으로의 전환은 MD·물류·IT·정산 체계까지 통째로 갈아끼우는 작업이었고, 이는 단기간에 끝내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그리고 바이더웨이는 지역 상권에서 정서적 친숙성이 컸습니다.


간판·멤버십·프로모션 체계가 바뀌면 단골 고객 이탈이 발생할 수 있어, 가격·행사 리듬·혜택 구조를 섬세하게 이식하는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동시기에 CU는 대규모 간판 교체를 속도전으로 마무리해 소비자 혼선을 최소화했습니다. 반면 7-Eleven 전환은 PMI 난이도와 가맹 설득 이슈로 속도와 품질의 균형을 잡아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통합을 통해 얻은 것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바이 더 웨이를 인수한 7-Eleven은 여러 이점을 얻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해 일본에 입점하고, 한국까지 영향력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다수 점포가 7-Eleven 네트워크로 편입되며 구매력·물류 효율이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핵심 상권에서 점포 밀도가 높아져 근접 경쟁력이 강화되었습니다. 캠페인·프로모션·멤버십을 단일 브랜드로 통합하며 마케팅 효율이 개선되었습니다.

다만 PMI가 길어질수록 이행 비용·점주 반발·브랜드 피로가 누적될 수 있어, 통합의 순서와 속도 설계가 실무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같은 시기에 변화가 이루어진 CU 와의 비교를 해보자면


패밀리마트→CU(2012년): 일본 본사와 결별하고 브랜드 주권을 확보하는 전략이었습니다. 간판 교체를 단기간에 마무리하여 한국형 포맷 정립에 속도를 냈습니다.


바이더웨이→7-Eleven(2010년~): M&A+PMI 중심의 통합으로, 네트워크 확장과 운영 표준화가 목표였습니다. 가맹 협의와 현장 적응을 병행해야 해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바이더웨이 브랜드 통합을 통해 보는 인사이트


브랜드의 통합 후에도 변하지 않을 가치(고객 약속, 태도, 톤)를 유지해야 합니다. 무엇을 버릴지까지 명확히 선언해야 정체성이 선명해집니다. 또한 컬러, 슬로건, 대표 상품 같은 신뢰 신호를 끊기지 않게 이어 붙입니다.


간판만 바꾸지 않고, 매장 사인, 톤앤매너, 공간 동선, 포장 문구까지 브랜드 단서를 일관되게 설계해 기억의 끊김을 없앱니다.


변화의 서사를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왜 바꾸는가—무엇이 어떻게 좋아지는가, 언제 체감되는가”를 짧고 구체적으로 공지합니다. 변화는 뉴스가 아니라 이득으로 들려야 합니다.


바이더웨이는 ‘토종 편의점’에서 글로벌 포맷의 일부로 편입되었습니다. 이 여정이 보여준 사실은 분명합니다. 통합은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라 계약·물류·IT·사람의 문제이며, 이 퍼즐을 성공적으로 맞출수록 브랜드는 더 강한 네트워크가 됩니다.


바이더웨이의 사라짐은 아쉽지만, 그 뒤에 남은 것은 국내 편의점 산업의 재편이라는 현실입니다. 브랜드의 기억은 과거를 미화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오늘의 경영 전략에 쓰이는 실용적 거울이어야 합니다. 간판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는 통합, 그것이 결국 브랜드를 새롭게 거듭나게 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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